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사임하고 이동우 전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이 후임으로 전격 발탁됐다.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그룹의 생존과 미래 성장 모색을 위해서는 혁신과 변화가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는 13일 롯데지주를 포함한 일부 계열사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매년 연말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해 왔으나 미래 대비를 위해 새로운 인물을 조기 발탁하고 그룹의 미래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하기 위해 깜짝 인사를 실시했다.
'40년 롯데맨'이자 샐러리맨 신화를 써내려왔던 황 부회장은 그룹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해 경영 일선에서 용퇴했다. 황 부회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비즈니스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젊고 새로운 리더와 함께 그룹의 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황 부회장은 롯데지주 이사회 의장으로서 역할은 계속 수행한다.
롯데지주 신임 대표이사로는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이 선임됐다. 이 사장은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경영지원, 영업, MD 등을 두루 거쳤으며 롯데월드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15년부터는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를 맡아 롯데하이마트와 롯데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및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어냈다.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의 혁신과 위기 극복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표는 1960년생으로 건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6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해 상품 소싱과 영업 등을 두루 거친 백화점맨이다. 강희태 롯데그룹 유통BU장(롯데쇼핑 부회장)의 공채 한 기수 선배다. 2007년 롯데백화점 잠실점장, 경영지원부문장을 맡았다. 이후 2012년 롯데월드 대표로 자리를 옮긴지 2년 만에 롯데그룹이 하이마트를 인수하면서 2015년 대표이사로 선임돼 하이마트 성장세를 이끈 '유통전문가'다. 남다른 추진력과 업무 능력으로 신동빈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대표이사 신규 선임과 함께 롯데지주도 내부 조직개편에 나섰다. 롯데지주의 경영전략실은 '경영혁신실'로 개편됐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사업 발굴과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전략 등을 모색하는 데 집중해 나갈 예정이다.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으로는 롯데렌탈 대표이사 이훈기 전무가 임명됐다. 이 실장은 전략과 기획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롯데케미칼 타이탄 대표이사, 롯데렌탈 경영기획본부장을 역임했으며 2019년부터 롯데렌탈 대표이사로 보임하며 지속적인 성장에 기여했다. 현 경영전략실장인 윤종민 사장은 롯데인재개발원장으로 이동해 그룹 인재 양성에 전념할 예정이다.
김현수 롯데물산 대표이사 사장은 롯데렌탈 대표이사로 이동했으며 롯데물산 대표이사로는 류제돈 롯데지주 비서팀장이 선임됐다. 전영민 롯데인재개발원 원장은 롯데액셀러레이터 대표이사를 맡게 되었으며, 황영근 롯데하이마트는 영업본부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롯데는 “지속적으로 전문성 있는 새로운 리더들을 발굴해 미래 성장을 위한 준비를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