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되면서 정수기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걱정이 커졌다. 한국환경공단 국가상수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전국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생됐다는 민원 접수건수는(8월 11일 기준) 2859건에 달했다. 이 중 914건에서 실제로 유충이 발견됐다.
유충이 발견된 사례 중 수돗물 유입은 257건으로 인천광역시가 유일했고, 나머지는 외부에서 유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수돗물 유충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생수와 샤워기 필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몇배씩 급상승했다. 유통 채널에 따라서는 10배 이상 늘어난 곳이 있을 정도로 소비자 불안이 커졌다.
정수기 역시 수돗물 유충으로 인한 수혜가 예상된다. 정수기는 수돗물 오염 사태가 발생할 때 마다 판매량이 급증했다. 국내에서 정수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계기 역시 수질 오염에서 시작됐다. 1991년 발생한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 역시 정수기 보급에 획기적인 계기가 됐다.
이번 수돗물 유충 사건 역시 정수기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리며 건강과 위생, 깨끗한 물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크게 높아졌다.
소비자들이 궁금한 것은 정수기를 사용하면 수돗물 유충으로부터 안전할까이다. 실제로 정수기 업체 고객센터에는 정수기를 사용하면 유충 문제로부터 안전한지를 문의하는 전화가 급증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안전하다'이다.
깔따구 유충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것으로, 크기가 수 밀리미터(㎜)에서 수 센티미터(㎝) 정도다. 이에 반해 주요 정수기 업체들이 사용하는 필터는 대부분 0.1마이크로미터(㎛) 보다 작은 불순물까지 걸러낼 수 있다. 청호나이스 제품은 0.0001㎛ 크기까지 걸러낸다.
대부분의 정수기는 1단계 필터에서 깔따구 유충을 걸러내고, 이후 2~3단계 필터에서 보다 세밀한 정수 과정을 거친다.
정수기 업계 관계자는 “정수기 필터는 머리카락보다 가는 물질까지 걸러낸다”면서 “깔따구 유충 수준의 크기는 정수기 필터에서 모두 제거할 수 있어 안심하고 사용해도 된다”고 밝혔다.
다만 유충 등 불순물이 증가하면 필터 교체주기는 빨라질 수 있다. 정수기 업체들은 정기 방문을 통한 고객 관리 서비스로 필터 교체시기를 파악한다. 불순물이 많아지면 교체 주기를 앞당기는 방식으로 관리해준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