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형 카니발도 국산 대신 '수입 타이어' 쓴다

기아자동차가 이달 출시를 앞둔 4세대 카니발 순정 타이어(OET)를 국산에서 수입 브랜드로 모두 바꿨다. 경영 위기 상황인 한국·금호·넥센 등 국산 타이어 3사는 신형 카니발 공급 물량을 수입 브랜드에 내주면서 또 자존심을 구기게 됐다. 국산 3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판매 실적이 고꾸라진 데다 미국 연방정부가 반덤핑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대내외 악재로 최악의 경영 상황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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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티넨탈 타이어를 장착한 신형 카니발.

12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6년 만에 4세대로 완전변경을 거치는 신형 카니발 OET 공급사로 미국계 브랜드 '굿이어', 독일계 브랜드 '콘티넨탈' 두 곳을 선정했다. 18인치 규격(235/60 R18)은 굿이어, 19인치 규격(235/55 R19)은 굿이어와 콘티넨탈이 동시에 공급한다. 기존 카니발은 국산 타이어를 장착, 판매해 왔다.

기아차 전체 라인업 가운데 수입 타이어를 모든 트림에 기본으로 장착하는 것은 스팅어, K9에 이어 신형 카니발이 세 번째다. 일부 고급 차종에 장착하던 수입 타이어를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대중 미니밴 카니발로 확대한 것은 이례적이다. 카니발은 연간 내수 판매 규모는 6만~7만대다.

그동안 기아차를 포함한 현대차그룹은 일부 고급차량이나 고성능차량,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일부 차종에만 수입 타이어를 장착해 왔다. 현대차그룹을 통틀어 OET 규격으로 수입 제품을 쓰는 차종은 팰리세이드, 제네시스, K9, 스팅어 등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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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가 출시를 앞둔 신형 카니발.

기아차가 신형 카니발에 수입 타이어를 택한 것은 고급스러운 승차감과 최적화된 주행성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지난 수년간 수입 제품을 OET로 채택하면서 고객 만족도가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타이어는 지면과 맞닿아 차량 동력을 직접 노면에 전달하고, 승차감과 주행 안전성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 가운데 하나다. 신형 카니발 타이어 공급사로 선택 받은 굿이어와 콘티넨탈은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에 OET를 납품하는 주요 공급사다.

기아차는 고급차 위주로 장착해 온 수입 OET 비중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신형 쏘렌토는 하이브리드 모델 17인치 규격의 넥센을 제외하면 나머지 트림에 모두 콘티넨탈을 장착해서 출고한다. K5와 K7 최상위 트림에 각각 피렐리, 미쉐린을 쓴다. 스팅어는 브리지스톤과 미쉐린, K9은 미쉐린과 콘티넨탈을 각각 장착한다.

업계는 수입 타이어 가격이 국산보다 20% 이상 높지만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 수입 타이어 탑재 비중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 내수용 차량 가운데 수입 타이어 장착 비중은 10% 미만이지만 앞으로 20~30%까지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수입 타이어 브랜드 관계자는 “국산차 업체에는 주로 일부 고급 세단에만 제품을 공급했지만 최근 SUV 등으로도 고급화 추세가 반영되면서 공급 물량이 늘어나게 됐다”면서 “고객도 직접 프리미엄 제품을 경험하면 사용 기한이 길수록 내구성이나 안전도 면에서 월등한 차이를 체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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