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당론 1호로 제출한 국회법 일부개정안(일하는국회법)이 부동산 이슈에 밀렸다. 민주당은 지난달 14일 일하는국회법을 제출, 7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부동산 관련법 처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민주당 독주가 계속되면서 향후 야권의 대처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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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이 통과된 순간. 연합뉴스.>

여야가 4일 본회의를 앞두고 또 다시 부동산법을 둘러싼 갈등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7월 국회회기가 끝나는 이날 소득세법, 법인세법, 종부세법과 전월세신고제 등 정부 부동산 대책 후속 법안 처리를 강행할 예정이다. 당론 1호 법안인 일하는국회법을 제쳐두고 부동산 대책부터 신속히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통합당은 민주당의 일방 입법에 맞서기 위한 해법 찾기에 골몰했다.

일단 장외집회 같은 원외투쟁 방식은 최후의 보루라며 선을 그었다. 앞서 20대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당시 광장정치를 벌였던 결과가 총선 패배로 이어졌다는 판단에서다.

통합당은 원내 정책 투쟁에 나설 계획이지만 이 역시 마땅치 않다. 앞서 상임위 소위원회 토론과 법안 병합심사 등을 통해 시간을 지연시키고, 법안 내용을 수정하는 전략은 먹혀들지 않았다. 통합당은 민주당 법안에 맞서 부동산 규제 완화 내용을 담은 다수 법안을 제출했지만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모든 상임위원장을 석권하고 의석 수도 우위에 있는 민주당은 당소속 의원의 법안만 뽑아내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소위원회는 열리지 않았고 다른 법안과의 병합심사와 토론도 없었다. 야권은 소위 협의 없이 처리한 것은 법안 심사 의무를 저버린 졸속처리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여야 간 이견으로 소위 구성이 어려워 전체회의 표결로 처리했고, 충분한 논의와 심사를 거쳤다고 맞섰다.

정치권에서는 정부 여당이 그만큼 급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연이은 정책에도 부동산 시장 과열이 계속되자 국회 관행과 절차를 무시하는 무리수를 두었다는 평가다.

민주당이 당론 1호로 제출한 일하는국회법 취지도 무색해졌다. 상임위를 강조한 일하는국회법은 △상임위별 소위원회는 2개 이상 운영 △법안은 제출 순서에 따라 심의 △표결처리 가능 등의 내용을 담았다. 민주당 스스로 소위 없이 법안을 처리하는 전례를 만들면서 일하는국회법은 없어도 되는 법이 됐다.

야권에서는 민주당 입법 독주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이 상임위나 법사위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는 만큼 본회의장에서 법안의 허점 등을 따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통합당 내부에서도 4일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를 신청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의석 수에 밀려 법안 통과를 막지 못하더라도 필리버스터를 통해 지금의 상황을 국민에게 알리는 방식으로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이다. 민주당이 열린민주당 등 범여권과 함께 180석 이상의 연대를 구성할 경우 필리버스터를 바로 무력화 할 수 있지만, 행동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낫다는 분석이다.

야권 관계자는 “원 구성과 3차 추경에서 거대여당의 실력행사를 경험했지만 법안처리에서도 관행과 절차를 무시할 것으론 예상하지 못했다”며 “정부 입맛에 맞는 법안만 뽑아 처리하는 민주당 단독 국회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