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한 대를 중고차거래 플랫폼(앱)을 통해 팔았다.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른 딜러에게 매수권을 줬고, 현장 실사와 점검을 통해 실제 딜러가 부른 가격보다 약 110만원 낮아졌다. 네 곳의 흠집으로 10만원씩 40만원이 감가됐고, 자동차 사고로 인한 부품 교체가 확인되면서 나머지 가격이 추가 감가됐다. 이 금액은 현장에서 만나 협상한 결과다.

이틀 뒤 중고차거래 플랫폼 회사에서 직접 연락이 왔다. 거래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부당한 감가가 발견돼 40만원을 환급해 주겠다고 했다. 거래 딜러와도 직접 협의했다며 전화 통화를 마치자마자 곧장 통장으로 환급금을 보내왔다. 입금 확인 문자에는 “차량이 감가되어서 속상하셨을텐데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셨길 바랍니다”라는 메시지도 함께 왔다. 생각하지도 않은 플랫폼 사업자의 배려로 만족감이 들었다.

최근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업체 '배달의민족'은 광고 수수료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변경하려다 엄청난 비난의 화살을 맞았다. 여전히 업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앱 평가 점수는 5.0 만점에서 2.5점으로 뚝 떨어진 상황이다. 소비자는 냉정했다.

코로나19는 유례없는 디지털 혁신을 요구한다. 특히 플랫폼 산업의 성장 속도를 높이는 촉매제가 됐다. 언택트 소비가 늘어나면서 전자상거래가 크게 활성화했고,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플랫폼 사용도 급증하고 있다. 다만 소비자 눈높이도 함께 올라간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플랫폼은 사실 참여자 간 거래 규칙만 제공한다. 거래·상호작용에서 직접 당사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플랫폼 기업가의 역할과 책임에 따라 내부 상품과 서비스 가치가 결정된다. 플랫폼 사업자는 지속해서 생산자(공급자)와 소비자(사용자)를 위한 긍정 가치 창출을 고민해야 한다.

국내에도 플랫폼 기업이 계속 늘 것이다. 최상의 장터를 제공하는 건강한 조력자가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 서비스 지원 대가로 단순히 수수료만 챙기려는 중개업자에 머무른다면 산업 발전은 생각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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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