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5마력 가솔린 신형 엔진 적용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지원
엔진 반대 위상 음파로 소음 낮춰
더 강력해졌지만 조용해졌다. 르노삼성차가 4년 만에 내놓은 중형 세단 SM6의 부분변경 모델은 완전신차 수준의 변화를 추구했다. 디자인뿐이 아니다. 자동차의 심장인 파워트레인과 불만이 제기됐던 서스펜션까지 개선됐다. 약 2500억원의 개발비를 쏟아부은 결과물이다.
SM6는 르노삼성차 세단 라인업의 핵심 모델이다. SM7가 단종되면서 르노삼성차 최상위 세단으로 자리 잡았다. 르노삼성차는 세단 중에서 SM3, SM5, SM7를 단종하고 SM6와 전기차 SM3 Z.E.만 생산하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더 뉴 SM6의 뛰어난 상품성을 앞세워 2016년에 이어 2020년에도 국산 중형세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겠다고 자신했다. SM6는 유려한 디자인을 인정받아 한때 현대자동차 '쏘나타'를 제치고 국산 중형세단 판매량 1위에 오르기도 했던 차량이다.
더 뉴 SM6는 엔진을 바꾼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르노삼성차는 TCe300 1.8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TCe260 1.3ℓ 가솔린 터보 엔진을 적용했다. 더 뉴 SM6 시승은 인제 스피디움 트랙에서 'TCe300 프리미에르'로, 인근 공도에서 'TCe260 프리미에르'로 각각 이뤄졌다.
르노삼성차는 중형 세단인 더 뉴 SM6로 서킷 주행 행사를 진행, 자신감을 나타냈다. 여러 기자들 예상과 달리 성능은 뛰어났다. TCe300 엔진은 서킷 주행에서 부족함이 없는 힘을 뽑아내줬고 코너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자랑했다. 빠른 속도로 코너에 진입해도 앞바퀴가 접지력을 잃는 언더스티어가 발생하지 않았다.
TCe300 엔진은 르노그룹의 고성능 브랜드 '알핀'과 르노 'R.S.' 모델이 장착하는 엔진이다. 225마력, 최대토크 30.6㎏·m(300Nm)로 탁월한 가속력을 선사했다. 직선 주행 구간에는 186㎞/m까지 속도를 뽑아냈다. 코너 진입과 탈출 시 게트락의 7단 습식 듀얼 클러치(DCT) 변속기가 빠른 변속과 효율적 동력 전달을 지원했다. 패들 시프트가 없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야간 서킷 주행에서는 'LED 매트릭스 비전 헤드라이트'를 체험할 수 있었다. 전방 카메라가 주행 상황을 인식하고, 상향등 내부 LED 총 36개를 다중 제어해 영역별 밝기를 정교하게 조정하는 시스템이다. 국내 고급 대형 세단과 수입차에 적용되는 기능이다. 중형 세단에는 최초다. 앞 차량이나 반대편 차량에 불편을 주지 않으면서 충분한 시야를 확보해줬다.
승차감과 정숙성도 상당히 개선됐다. 트랙에서도 방음이 잘 된다고 느꼈지만 공도에서는 더 조용했다. 창문을 열었다 닫자 숲의 매미 소리와 엔진음이 차단되는 게 확연히 느껴졌다. TCe300 모델은 엔진 소음의 반대 위상 음파를 내보내 소음을 낮추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 기능까지 지원한다.
방지턱을 넘거나 움푹 파인 도로를 지날 때 승차감도 준수했다. 방지턱을 강하게 넘어도 운전석에 느껴지는 충격은 미미했다. 꿀렁 거림은 있었지만 충격을 잘 흡수했다.
르노삼성차는 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토션빔을 리어 서스펜션으로 채택했지만 승차감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프런트와 리어 댐퍼에 모듈러 밸브 시스템(MVS)을 적용해 감쇠력을 부드럽게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리어 서스펜션에는 대용량 하이드로 부시까지 더해 노면 진동을 저감했다.
경쟁 차종 대비 뒤처졌던 첨단 운전자보조기능(ADAS)도 강화했다. 장거리 운전 시 필수인 정차·재출발을 지원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차선 유지 보조(LCA) 기능에 졸음 운전을 예방하는 마사지 시트까지 갖췄다. 긴급제동 보조(AEBS), 차선이탈 방지보조(LKA), 후방 교차충돌 경보(RCTA), 360도 주차보조 시스템 등도 지원한다.
흠 잡을 곳 없었던 외관 디자인은 더 뉴 SM6에서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에 톱니를 연상캐하는 디자인을 적용했고, 전면 범퍼 하단부 좌우를 잇는 크롬몰딩을 추가했다. 기존 SM6보다 더 스포티하고 커보이는 효과가 있다.
더 뉴 SM6는 동급 최고수준의 10.25인치 TFT 클러스터를 탑재했다. 실내 분위기를 연출하는 앰비언트라이트는 센터콘솔 사이드와 컵홀더도 확대 지원한다. 설정 메뉴를 통해 앰비언트라이트 색상을 변경하고, 부분적으로 켜거나 끌 수 있어 편리하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은 15와트(W)로 빠른 충전을 지원한다. 5~10W에 그치는 경쟁차종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기존 르노삼성차 오너 피드백을 고려해 공조기능은 물리버튼으로 별도 분리한 점이 눈에 띄었다. 터치스크린을 통한 조작보다 사용성이 개선됐다.
2열 공간은 성인이 탑승하기에 불편함은 없지만 넉넉하고 쾌적한 느낌은 아니다. 이에 비해 트렁크 공간을 광활할 정도로 넓고 깊다. 더 뉴 SM6 디자인상 트렁크 공간을 줄이고 2열을 늘리는 게 쉽지 않았다고 한다.
가격은 TCe 260 2450만~3265만원, TCe 300 3073만~3422만원, LPe 2401만~3049만원이다. 개별소비세 3.5%를 적용한 가격이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