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마트'만 챙기는 배민라이더스...입점 업주 "매출 반토막"

배달기사 부족시 B마트 우선 배정
일반 업주 음식 주문 제한돼 손해
"플랫폼 악용한 불공정 행위"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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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앱 아이콘.

배달의민족의 초소량 즉석배달 'B마트' 사업 확장 속에 일반 배민 입점업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B마트 주문량이 늘어나면서 기사 부족 사태가 초래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 업주들의 음식 주문을 제한하는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해당 문제로 사업 여건이 크게 악화된 '배민라이더스' 입점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민원을 접수하는 등 행동에 나서고 있다.

배민라이더스는 배민이 주문 중개와 배달대행을 모두 책임지는 형태의 서비스다. 일반 입점업체 대비 수수료가 높은 대신 배민라이더스 입점사는 직고용 배달기사를 쓰거나 별도 배달대행업체를 쓸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음식 주문자에게 배달기사 현재 위치를 애플리케이션(앱) 내에서 알려주는 등 배송 서비스 품질이 높다.

문제는 B마트 확장 등으로 늘어나는 배달 주문에 비해 배달기사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다. 배민은 주문 폭증으로 정체가 발생한 경우, 배민라이더스 입점업체 위치 기준 주문 가능한 영역을 1/5로 축소하는 '비상조치'로 대응한다. 평소에는 주문이 가능했던 소비자 약 80%는 앱에 가게가 표시되지 않아 음식 주문을 할 수 없게 된다.

과거에는 기상악화 등 불가피한 상황에만 주문 제한이 이뤄졌으나, 부천을 포함 최근 B마트 신규 지점이 들어선 지역에서는 날씨와 무관하게 비상조치 발생이 늘었다. 특히 대형마트 휴무일에는 B마트 이용이 늘면서 거의 하루 종일 주문이 제한된 지역도 나왔다. 배민라이더스와 B마트가 같은 배달기사 풀을 공유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특정 지역에서 B마트 주문이 급증해 비상조치가 발동하면 해당 지역 배민라이더스 음식점들은 주문 매출이 반토막이 난다. 그러나 아무리 배송 정체가 길어져도 배민은 자사 사업인 B마트 주문에 대해서는 비상조치를 적용하지 않는다. 마트 배달 품목은 음식과 달리 배달이 지연돼도 품질 저하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업주들은 배민이 신사업 확장을 위해 배민이 직접 운영하는 B마트에만 특혜를 적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B마트에도 주문제한이 함께 적용돼야 전체 주문량이 감소해 배송 정체가 빠르게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배민라이더스 업주는 “배달기사가 없다고 우리 음식 주문은 잠궜다는데, 인근 B마트 앞에는 배달기사가 줄을 서 물건을 픽업하는 모습을 보면 울화통이 터진다”며 “플랫폼 지위를 악용한 불공정행위가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배민이 당장 추가적으로 배달인력을 확보하기는 상황이 여의치 않다.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인해 올해 상반기부터 신규 배달기사 추가 채용을 중단하고 기존 퇴사자의 재입직만 받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배달기사의 주당 근무시간을 제한하는 '20/60' 정책을 본격 도입한 것도 라이더 품귀현상 해소에 장해물로 작용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불편함을 느끼는 업주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시기는 아직 미정이지만 조만간 배민라이더스 신규 입직 역시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