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아쉬운 유료방송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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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방송과학부 박종진 기자

프로그램 사용료를 둘러싼 CJ ENM과 딜라이브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양사 간 갈등이지만 유료방송 플랫폼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간 해묵은 갈등이 표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플랫폼과 PP는 프로그램 사용료 및 채널 편성 계약을 해마다 체결한다. 플랫폼과 홈쇼핑은 송출수수료 계약을 체결한다. 인상과 인하를 놓고 입장이 갈릴 수밖에 없다.

문제는 명확한 기준이 상호 공유 또는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플랫폼은 PP가 채널 계약 연장 또는 사용료 인상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주장한다. PP는 프로그램 사용료가 실제 채널 기여도만큼 제대로 책정되지 않는다며 플랫폼을 비판한다. 그럼에도 플랫폼과 PP 모두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다. 객관 기준 부재는 상호 불신으로 귀결된다. 갈등이 증폭돼 사법부에 판단을 맡기는 경우도 발생했다.

지난해 말 LG유플러스-CJ ENM 및 KT-TV조선부터 올해 CJ ENM-딜라이브, LG헬로비전-티캐스트 등 6개월 동안 플랫폼과 PP 간 갈등만 4건이다. 알려지지 않은 갈등 사례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 갈등의 해결은 계약 관행 타파부터 시작해야 한다. 프로그램 사용료 계약과 채널 평가 협상 때 적용할 명확한 기준 및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 데이터에 기반을 둔 계약이 시급하다.

시청률·시청점유율 및 콘텐츠 투자 등 정량 기준과 기여도, 콘텐츠·플랫폼 역량 등 정성 기준을 큰 틀에서 마련해 기준을 사전에 공유하고 평가 결과도 가능한 한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 전략을 통해 오는 2022년 10조원 규모의 미디어 시장 조성, 콘텐츠 수출액 134억2000만달러 달성에 기반을 둔 미디어·콘텐츠 강국을 목표로 내걸었다. 국내 미디어 시장의 '양대산맥'인 플랫폼과 PP 간 협력 및 상생 없이 이루기 어려운 목표다. 정부와 이해관계자가 머리를 맞대 미래 지향의 계약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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