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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KAIST AI 양자컴퓨팅 인력양성연구센터장(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양자 기술로 당장 산업을 일으킬 순 없습니다. 그러나 국가가 반드시 경쟁력을 보유해야 할 전략 기술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이준구 KAIST AI양자컴퓨팅 ITRC 센터장은 “양자 기술 개발에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나라가 양자암호 기술 분야에선 세계적 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이 센터장 분석이다. 특히 민간 부문 경쟁력의 우수성을 역설했다.

SK텔레콤이 10년전 연구 개발을 시작해 상용화 기술을 확보했고, 이후 KT도 가세하면서 국내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양자 키 분배(QKD) 기술 등은 상용화 측면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양자암호 분야는 기술개발에 이어 실제 제품에 적용되는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며 “미국, 중국, 일본 등 선도국 못지 않은 경쟁력을 갖췄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적용 기술은 다르지만 양자암호폰 '갤럭시A 퀀텀' 등은 양자기술 대중화 관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며 “양자난수생성기(QRNG)는 기술 난이도를 차치하고 대중적 서비스, 즉 상업화 됐다는 게 또 다른 측면에서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컴퓨팅·센서 분야는 아직 해외와 격차가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양자컴퓨팅, 양자센서 관련 연구는 해외에 비해 출발이 늦은 게 사실”이라면서 “2년전 우리나라와 해외 양자 기술 격차가 7.6년 정도로 분석됐는데 아직까지 격차를 크게 좁히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 센터장은 R&D 지원을 포함한 다방면에서 정부 관심과 지원이 확대되길 바랐다.

그는 “도전적 연구에서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R&D 철학이 안착해야 한다”며 “양자분야에서 팔로워가 아닌 퍼스트무버될 수 있는 성숙된 인식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전문 인력 양성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현재 일부 연구 분야에선 해외와 격차를 단 시간 줄이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서 “양자 기술을 신뢰하고 연구자 저변을 확대하는 게 현실적 대안으로, 2000명 안팎 전문가를 확보해야 선진국 수준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 센터장은 “정부가 양자 관련 집중 투자 계획을 수립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양자산업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정부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전략적 접근이 이뤄진다면 양자 기술 전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KAIST AI양자컴퓨팅 ITRC 센터 연구 성과와 관련해선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의 2019년 물리분야 100대 연구 성과에 센터 연구 성과 2개가 선정될 정도로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센터장은 “양자 OS를 만들기 위한 노력 일환으로 양자 OS 프레임웍을 만들었다”면서 “ 양자 정보를 복제할 수 있는 양자포킹 기술과 양자 기계학습분야에선 커널 기반의 분류 알고리듬을 만드는 등 좋은 연구 성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