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 차남인 신동빈 회장을 롯데 후계자로 지목했다는 내용을 담은 유언장이 24일 공개된 가운데,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유언장 발견 상황이 부자연스럽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날 신동주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유언장 자체는 법률로 정해진 요건을 갖추지 못해 법적인 의미에서 유언으로서 효력을 가지지 않는 것”이라며 “해당 유언장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후계자로 한다는 내용이 있다고 하지만, 이는 신격호 명예회장이 생전에 표명한 의사에 완전히 다른 내용”이라고 밝혔다.
신동주 회장은 “유언장은 2000년 3월 4일자로 기재됐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이후 2015년 신격호 명예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권이 해직돼 이사회 결의의 유효성을 다투는 소송이 제기되는 사건도 발생하는 등 상황이 크게 변화했다”며 “또 유언장은 최근 일자인 2016년 4월 촬영된 신격호 명예회장의 발언 내용(신동주 전 부회장을 후계자로 한다는)에 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언장은 날짜 이전부터 오랜 세월에 걸쳐 신격호 명예회장의 비서를 지낸 인물이 증언한 신격호 명예회장의 후계자(신동주 전 부회장) 관련 의사에 대한 내용에도 반한다”고 덧붙였다.
신동주 회장은 유언장 발견 상황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신격호 명예회장 사후 롯데그룹이 유언장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언론에 공표한 지 5개월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배하는 부지(신 명예회장의 집무실 내 금고)에서 유언장이 발견됐다는 점이 부자연스럽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롯데지주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7월 1일 부로 신 회장을 롯데홀딩스 사장 및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신동빈 회장은 롯데 최근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일본 도쿄 사무실에서 자필 유언장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