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서비스 앞두고 '우회 접속' 논란
국내 플랫폼 대비 30% 가격에 이용 가능
플랫폼 업계 "이용자 대거 이탈 우려"
대형기획사 "협력 강화" 음저협 "평가 유보"
유튜브뮤직프리미엄의 국내 서비스를 앞두고 음원 플랫폼 우려가 커졌다. 요금이 싼 지역으로 이용자가 대거 우회 접속, 국내 서비스가 가격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권리 침해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튜브뮤직프리미엄은 광고 없이 음원 감상이 가능한 유튜브 유료 구독 서비스다. 유튜브는 유튜브프리미엄 속 일부인 음원 서비스를 별도 서비스인 유튜브뮤직프리미엄으로 분리하고 있다. 국내 출시 시점은 올 하반기로, 최근 음악저작권협회와 전송계약을 맺었다.
음원플랫폼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우회접속'이다. 지역마다 이용료가 다른 것을 활용한 편법이다. 유튜브프리미엄은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인도로 접속 경로를 바꾸면 한국에서 월 8000~1만1000원 상품을 약 2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한국에서 제공하지 않는 가족상품을 택하면 한 사람당 월 약 500원에 유튜브프리미엄을 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지역 설정을 일시 해제해서 결제는 인도, 추천 콘텐츠는 한국에 각각 맞추는 방법까지 공유되고 있다. 구글은 우회 접속 시 계정이 차단될 수 있다고 경고하지만 이를 막지 않는다. 유튜브뮤직프리미엄은 유튜브프리미엄보다 20%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우회 경로를 이용한다면 국내 음원 플랫폼이 무제한 스트리밍 상품을 월 7000~1만원에 제공하는 것에 비해 30% 이하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우회 접속 비중이 늘수록 국내 이용자가 내는 전체 음원 이용료는 축소된다. 권리자 저작권료 배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음원업계 입장은 다소 갈린다. 음원 플랫폼은 우려하는 반면에 저작권자나 신탁업체는 유보 입장이다.
음원 플랫폼 관계자는 23일 “유튜브뮤직프리미엄 상품 구성과 서비스 형태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유튜브프리미엄처럼 가격이 저렴한 지역으로 우회가 가능하면 상당한 규모의 이용자를 빼앗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음원 플랫폼은 할인이나 이벤트를 따라 움직이는 일명 '메뚜기' 이용자가 유튜브뮤직프리미엄으로 안착하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 음원 플랫폼을 오가며 활동하는 이용자를 최소 30만명에서 최대 100만명 정도로 추산했다. 음원 플랫폼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유튜브프리미엄 내 뮤직 서비스 이용자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국내 유튜브프리미엄 이용자 가운데 상당수가 음악을 듣기 위해 결제하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직접 음원을 유통하는 대형기획사는 오히려 유튜브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는 “K-팝 콘텐츠를 보유한 대형기획사는 유튜브와의 협력을 넓히는 것이 세계 무대 진출이나 수익성 면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신탁단체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음저협 관계자는 “아직 유튜브뮤직프리미엄이 출시하지 않아 비정상 접속에 대해 평가하기 어렵다”면서 “권리자에게 부당한 영향이 가지 않도록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