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정부의 '고용 낙관'...외면받는 '제조업', 30·40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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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최근 우리경제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으나 고용 감소 폭이 축소되는 등 실물경제 하방 위험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다.” 기재부는 이번 6월 그린북을 통해 이 같은 경제 진단을 내놨다. 그러나 감염병 확산으로 제조업 중심 고용한파가 지속되면서 30·40세대 일자리가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코로나19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은 대면 업무 비중이 높은 업종(숙박·음식업, 교육업 등) 고용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어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긍정적 해석을 내놨다.

지난달 고용 지표를 보면 전월에 비해 전체 취업자수는 다소 개선된 것처럼 보인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20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93만 명으로, 1년 전보다 39만 2000명 감소했다. 4월 (-47만6000명)에 비해 감소했다.

그러나 고용지표의 외화내빈 비판은 여전하다. 정부는 고용이 호전될 조짐으로 해석했지만, 임금이 높고 안정된 직장인 주력산업인 제조업의 취업자 감소폭이 3월 2만3000명, 4월 4만4000명, 5월에 5만7000명으로 커졌다.

아울러 제조업 종사 비중이 높은 '경제의 허리'격인 30·40대에서 취업자 수 감소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년 전보다 줄어든 제조업 취업자 5만7000명 중 절반이 넘는 2만9000명(50.9%)이 30대였다.

5월에 30대 다음으로 제조업 취업자가 가장 많이 감소한 연령대는 50대로, 2만7000명이 줄었다. 이어 20대(-2만3000명), 40대(-1만9000명), 15∼19세(-3000명) 순으로 취업자 수 감소폭이 컸다.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5만3000명이 늘어 전체 제조업 취업자 감소폭을 낮췄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불과 5일 전인 지난 7일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의 부정적 충격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며 경기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당시 KDI는 제조업 생산을 요인으로 꼽았다.

KDI는 “제조업 생산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주요 수출품목이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면서 큰 폭으로 위축됐다”면서 서비스업에 대해서도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학계에선 기재부의 평가를 두고 섣부른 낙관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제조업이 코로나19 영향에 구조조정, 가동 중단 등이 늘면서 더 악화하고 있다”며 “제조업 종사 비중이 높은 30·40대의 고용사정이 악화되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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