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제조산업 혁신, 산업지능화로 날개 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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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인 산업통상자원 R&D 전략기획단 주력산업 MD

1977년 영화 '스타워즈'의 관객들은 로봇 C3PO가 지구 언어를 포함한 다양한 외계행 성인과의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을 봤다. 약 40년이 지난 현재 인공지능(AI) 스피커가 사람 말을 알아듣고 자동으로 응답한다. AI는 기계와 사람 간 대화라는 영화 설정을 현실로 만들어 가고 있다. AI는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간 바둑 대결로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바둑 대결 이전에도 AI은 이미 메일박스에 쌓이는 수많은 홍보성 이메일 정리를 해 주고 있었다. 이제는 해외여행 때 식당 메뉴판을 번역해 주기도 한다. AI 기술은 일상생활에서의 불편함을 해소해 주는 '사회적 지능화' 형태로 우리에게 이미 다가와 있다.

AI를 산업 부문에 활용하는 것을 '산업지능'이라고 한다. 이러한 산업지능은 제조산업 제품과 서비스 개발, 생산·운영 등 모든 과정에서 적용 가능성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 사례로 산업지능을 활용해 자율주행 자동차에 필요한 도로 차선 인식과 차량 주변 사물 인식 등 기술을 개발한다. 특수합금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금속 배합 방안 설계에도 사용된다.

프로세스 영역으로 생산 자동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 부분에도 적용한다. 제조장비, 로봇·작업자 간 협업과 공정 자동화 기술 개발로 생산성을 높이고 운영비를 낮추고 있다. 이러한 공장 운영 서비스를 만들어 신산업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

엔지니어링 분석으로 기계나 장치 모니터링을 통해 발생 가능성이 보이는 고장을 예측하고 사고를 미연에 예방한다. 항공기나 승강기 고장을 예측해 제품의 운영 품질 수준을 높이고, 제품·서비스 유지·보수비도 낮춘다.

이처럼 각 산업 분야에 산업지능화가 적용될 수 있지만 제조산업 전반에 산업지능화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부분은 산업 데이터 확보와 데이터 중심 업무 추진 방식이다. 대표적인 딥러닝 성공 사례로 구글에 저장된 1000만장의 이미지 데이터를 활용한 학습을 통해 사람 도움 없이 고양이 사진을 찾아낸 사례가 있다. 그만큼 AI 기술과 활용을 위해서는 데이터가 중심에 있어야 한다. 산업지능 역시 산업데이터가 중요하다. 유용한 산업적 가치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산업데이터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산업데이터는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사항을 고려해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먼저 데이터 표준화가 돼야 한다. 다양한 이해 집단에서 문제 해결에 적합한 양질의 데이터를 공동으로 확보하고 공유·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상 문제 전문 지식에 근거한 데이터 선정과 확보 전략도 수립해야 한다. 기계는 자연법칙에 따라 거동하고, 작업자는 전문 공정 운영을 하기 때문에 전문 기술에 기반을 둔 데이터 선택과 측정 방법 결정이 필요하다.

산업지능화에 필요한 데이터는 대부분 자산 성격을 띠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구글 이미지 데이터는 의도하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 활동을 통해 축적했다. 그러나 자율주행 자동차 차선 인식용 영상 이미지 확보는 누군가가 목적을 두고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가능하다. 산업데이터는 해결해야 하는 산업 문제 특성상 해당 산업 부문에 대한 지식을 쌓은 전문가가 표준화된 절차에 의해 돈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산업지능은 제조산업에 성능·품질과 가격·공급 분야에서 기존과는 차별화한 가치 창출에 기여한다. 국내 산업 구조는 산업지능을 적용하는 다양한 제조업과 실행력을 높이는 경쟁력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기반을 갖췄다. 최근 국가정책도 코로나19로 위축된 국내 산업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경제 전반에 걸친 디지털 가속화에 방점을 뒀다. 산업지능화를 추진하는 산업과 국가정책 등 모든 여건이 갖춰졌다.

김낙인 산업통상자원 R&D 전략기획단 투자관리자(MD) naginkim@kei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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