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Image
NASA 소속 우주인 2명을 태운 스페이스X 크루 드래건이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모습. 사진=AFP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아이언맨'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발사한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국제우주정거장(ISS) 도킹에 성공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지 19시간 만에 큰 고비 없이 ISS에 안착했다.

크루 드래건에 탑승한 미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밥 벤켄, 더그 헐리는 ISS 우주비행사 3명과 무사히 조우했다.

이번 성공으로 미국은 9년 만에 자국 유인 우주선으로 우주비행사를 우주로 보냈고, 스페이스X는 민간 최초로 유인 우주선 발사에 성공한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스페이스X 성공은 미국의 모험적 우주 정책과 일론 머스크의 집념이 낳은 결과다.

미국은 2011년 달 궤도 거리(38만 4000km) 이내의 저궤도 우주 진출을 위한 자체 연구를 중단했다. 정부가 화성 유인 탐사 등 고난도 개척 임무를 수행하고 저궤도 우주탐사는 민간이 주도하게 한다는 정책 때문이다.

저궤도 우주를 새로운 시장으로 보고,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생태계 조성에 나선 것이다. NASA도 정책에 따라 2014년 민간기업인 스페이스X, 보잉 등과 2014발사체 및 우주선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단순히 민간 개발을 장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증, 상용화를 위한 지원에 나선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이를 기점으로 우주비행 비용 절감에 골몰했고 실패 끝에 재사용할 수 있는 로켓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미국은 적지 않은 설움을 겪었다. 유인 우주선 아틀란티스호가 퇴역하면서 9년간 유인 우주선을 보유하지 못했다. 정기적으로 ISS에 자국 과학자와 보급물자를 수송해야 하는 데 이때마다 미국 우주비행사는 러시아의 유인 우주선 소유즈를 이용해야 했다.

미국이 유인 우주 수송 대가로 러시아에 지불한 금액은 1인당 최대 8600만달러(약 1062억원)에 달해 부담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스페이스X의 성공으로 고민이 해결됐다.

NASA가 유인 우주선 개발 업체로 스페이스X와 보잉을 선정할 당시 각각 6차례 왕복비행을 하는 조건으로 각 회사와 26억달러(약 3조2000억원), 49억달러(약 6조50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NASA가 스페이스X를 통해 ISS로 가는데 드는 비용은 좌석당 5500달러(668억원) 안팎이다. 이는 소유즈 사용료의 60% 수준이다. 스페이스X가 발사체엔 팰컨9의 재활용 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해진 일이다.

미국 정부는 앞으로 있을 저궤도 우주 탐사에 대한 부담도 덜게 됐다. 달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미션' 또한 스페이스X나 블루 오리진(Blue Origin) 등 기업을 활용해 상당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간 측면에선 우주 여행에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스페이스X는 앞서 미국 우주 관광 스타트업 '엑시옴 스페이스'와 협업해 우주여행 상품을 출시했다. 1인당 5500만달러(약 656억2600만원)짜리 상품이다. 이르면 내년 2분기에 관광객 3명을 비행사 1명과 함께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보낼 계획이다. 관광객은 총 10일(왕복 2일, ISS에서 8일)간 우주여행을 떠나게 된다. 이때로 역시 크루 드래건과 팰컨9가 역할을 하게 된다. 이번 성공으로 인해 사업 신뢰도를 확보했고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상당 부분 해소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