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지난달 '한국지엠(쉐보레)' '쌍용차'를 제치고 국내 완성차 판매량 기준 4위로 올라섰다. 제네시스 단일 브랜드로 쉐보레, 쌍용차를 동시에 앞지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제네시스가 내놓는 신차마다 대박 행진을 이어 가면서 국내 고급차 시장을 확대하는 동시에 경쟁 수입차까지 견제하고 있다.
17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지난 4월 국내에서 8725대를 판매하며 쉐보레(6388대), 쌍용차(5767대)를 추월했다. 4월 한 달 동안 제네시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4%(6398대) 판매가 급증했다. 같은 기간 쉐보레는 13.1% 늘었고 쌍용차는 45.3% 감소했다.
제네시스 직접 경쟁 상대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도 큰 격차로 따돌렸다. 지난달 수입차 1위 벤츠는 6763대, 2위 BMW는 5124대를 각각 기록하며 순항했지만 올해 강력한 신차를 내놓은 제네시스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제네시스 판매 호조는 올해 출시된 'GV80'과 'G80' 신차 효과 영향에서 기인한다. 제네시스가 올 1분기에 내놓은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은 3월 2833대에서 4월 4249대로 판매가 증가했다. G80도 출고를 본격화한 지난달 2981대를 등록했다.
현대차가 지난달 울산공장에서 만든 제네시스 실제 생산 대수는 1만218대로 등록 대수(8725대)보다 훨씬 많았다. GV80은 8725대, G80은 구형 259대를 포함해 4416대를 생산했다. 남은 생산분은 이달 등록될 예정이어서 판매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네시스 판매가 늘면서 국내 준대형급 이상 고급차 시장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지난달 준대형차 판매는 2만9653대로 작년 동기 대비 84% 증가하며 전체 차급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제네시스는 연내 GV70을 추가로 출시하며 라인업 강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GV70은 GV80 아랫급으로 자리할 새로운 SUV 모델이다. 내년에는 브랜드 최초 전기차, G90 후속 모델 등이 출시를 앞둬 성장 전망이 밝다.
평균 가격이 6000만원을 상회하는 제네시스 판매가 늘면서 현대차 2분기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GV80 6037만~6937만원, G80 5247만~6187만원에 이른다. 기존 현대차 베스트셀링 모델인 그랜저(3172만~4287만원)보다 2000만~3000만원 이상 높은 가격대다.
지난달 현대차는 제네시스 외에도 그랜저(1만4283대), 팰리세이드(5988대) 등 고가 차종인 준대형차가 전체 판매 1위 및 5위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내수 시장이 침체 상황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제네시스 GV80과 G80이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으며 선전하고 있다”면서 “2분기 이후 현대차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