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보다 불법 영업 급증
자율정화 모니터링 정책 전환
조사원이 고객으로 위장·적발
방통위도 제도 개선 논의 나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휴대폰 유통 공정거래 훼손 주범으로 꼽히는 '온라인 성지'를 근절한다.
집단상가와 오프라인 판매점 중심으로 진행한 자율정화 모니터링을 온라인·비대면 채널 중심으로 전환, 초과 지원금 차별 지급과 불·편법 영업 행위를 줄일 방침이다.
이통 3사는 기존에는 판매점 밀집 지역으로 불법 지원금 대란이 빈번한 휴대폰 유통 집단상가 등을 중점 모니터링했다.
그러나 시장 환경 변화로 온라인·비대면 채널을 통한 불법 영업 행위가 급증하고, 기업형으로 발전하고 있다. 결국 이용자 차별이 지속되고 이통사가 방조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자율정화 모니터링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통 3사 자율정화 모니터링 중점 대상은 이른바 '성지' 정보 또는 홈페이지 게시판, 블로그·메신저 등으로 불법지원금 정보를 공유·홍보하는 온라인 채널 전체이다.
가입 없이 이용 가능한 일반 커뮤니티는 물론 가입 2주 이후 개통 등 진입 조건이 까다로운 온라인 카페와 밴드 등 폐쇄형 커뮤니티도 망라한다.
이보다 앞서 이통 3사는 대표 폐쇄 커뮤니티도 3개월에 이르는 조사를 거쳐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위반 사항을 확인, 내규에 따라 제재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사 자율정화 모니터링은 '미스터리 쇼퍼'를 활용한다. 조사원이 고객으로 위장하고 실제 개통 과정에서 초과 지원금 지급, 개통 유형에 따른 차별 등 단통법 위반을 확인한다. 단통법 위반이 발생하면 판매점과 거래하는 대리점에 지원금 환수를 비롯해 자율 제재를 부여하는 구조다.
이통 3사는 온라인·비대면 채널 대상 자율정화 모니터링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포털 등 플랫폼 사업자의 협조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불법 행위가 입증된 계정이나 카페에 대해 플랫폼 차원에서 활동 정지나 차단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유통망 관계자는 12일 “일부 온라인 채널은 전국 단위 네트워크로, 하루에도 수천에서 수백건이 개통된다”면서 “이통사가 부과하는 수백만원대 벌금으로는 제재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플랫폼 사업자 협조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논의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2018년 방통위가 '이동통신 서비스 및 단말장치 온라인 판매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강제성이 없어 유명무실한 상태다.
방통위 관계자는 “휴대폰 유통 시장에서 온라인·비대면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짐에 따라 이용자 피해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공정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이용자 편익을 늘릴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