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시장은 물론 바다를 건너 해외 주식시장에도 몰렸다. 더 이상 해외주식 투자가 전문가만의 시장이 아니라는 점을 반증한다. 미국의 경우 높은 성장성과 글로벌 시장을 이끄는 기술주가 포진한 만큼 '박스피'에 머물던 국내 시장을 탈피한 새로운 투자처가 됐다. 빠르게 경제 성장을 이룩한 중국도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떠올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면서 개인 투자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도 눈을 돌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주식과 채권을 포함한 국내 투자자 외화증권 결제액은 665억8649억달러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특히 주식의 경우 올 1분기 동안 지난해 연간 규모에 육박하는 매수세가 발생했다.
지난해 연간 해외주식 매수금액은 217억4825만달러였는데 올 1분기 동안 발생한 해외주식 매수액이 200억2360만달러였다. 1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매수액의 92%가 이뤄진 셈이다.
해외주식 매수·매도 금액을 합친 결제액은 최근 3년간 크게 증가했다.
2015년 해외주식 결제액은 139억7853만달러, 2016년 125만6086억달러였으나 2017년 227만1417억달러로 껑충 뛰었다. 2018년 325억7042만달러, 2019년 409억8539만달러로 급성장했다.
올해는 4월 22일 누적 기준 363억5844만달러를 기록했다. 불과 1분기 만에 2018년 연간 규모를 넘어선 셈이다.
상위 결제금액 종목을 살펴보면 주로 미국의 대형 기술주가 장악했다. 1분기 1위 결제금액 종목은 테슬라였다. 지난해 4분기에는 1억7000만달러였으나 1분기에는 14억7000만달러로 무려 764.7% 증가했다. 전기차 대표주로 각광받으면서 큰 폭으로 주가가 뛰었다가 코로나19로 폭락하자 국내 투자자가 대거 테슬라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애플(11억5000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10억6000만달러), 아마존(10억5000만달러), 알파벳A(5억9000만달러)가 뒤를 이었다.
국내 투자자는 개별 기업 종목뿐만 아니라 지수를 추종하는 해외 ETF도 대거 사들였다. 나스닥100 지수 상승분의 3배를 추종하는 'ProShares UltraPro QQQ'는 8억9700만달러로 전체 1분기 거래 상위종목 중 5위를 차지했다. 나스닥100 지수를 역으로 3배 추종하는 'PROSHARES Ultra Pro Short QQQ'는 6억3400만달러로 6위에 올랐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