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도 엠블럼 바꾼다…2D 변경 이유는 '디지털·전동화'

하반기 공개 준비
26년만에 브랜드 정체성 변화
미래차 시대 대응 2D형태 채택

기아자동차가 26년 만에 브랜드 정체성을 상징하는 엠블럼(로고)을 바꾼다. 폭스바겐과 BMW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도 엠블럼을 3차원(3D)에서 2D 형태로 변경했다. 엠블럼을 2D로 바꾸는 가장 큰 이유는 디지털화와 전동화로 대변되는 미래차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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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가 상표권 등록한 새 엠블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올 하반기 새 엠블럼 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기아차가 변경할 엠블럼은 지난해 서울모터쇼에 데뷔한 콘셉트카 '이매진 바이 기아'에 적용한 영문 필기체 형태의 'KIA' 로고가 유력하다. 기아차는 국내외에 새 엠블럼 상표 등록을 진행하고 있으며, 하반기 중 새 엠블럼과 함께 전기차를 포함한 미래차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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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3D 엠블럼(왼쪽)과 2D 엠블럼.

앞서 폭스바겐과 BMW, 제네시스, 닛산 등이 새 엠블럼을 공개했다. 불륨감을 강조한 3D에서 평면을 강조한 2D 형태로 변경한 것이 특징이다. 각 브랜드가 단순하고 명료한 새로운 디자인으로 엠블럼을 통일하는 것은 자동차 디지털화와 전동화에 따른 미래차 디자인 대응 전략 일환이다.

현재 많은 브랜드가 사용 중인 엠블럼은 3D로 음각을 넣은 형상이다. 3D 엠블럼은 갈수록 크기가 커지는 디스플레이 화면에 로고를 제대로 구현하기 어렵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도 2D보다 시인성과 직관성이 모두 떨어진다. 2D 엠블럼은 형태를 구성하는 면과 선을 간결하게 재구성해 멀리서도 한눈에 로고를 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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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새 엠블럼을 적용한 스마트폰 화면.

폭스바겐은 지난해 하반기 새 엠블럼을 선보였다. 음각을 빼고 면과 선, 한 가지 색상으로 엠블럼을 단순화했다. 폭스바겐은 “디지털에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높은 유연성을 목표로 제작했다”고 새 엠블럼을 소개했다.

폭스바겐은 브랜드 문구를 대체할 사운드 로고도 발표할 계획이다. 음향으로 자동차와 소통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수십 년간 광고에 사용했던 남성 음성도 여성 음성으로 바꾸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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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3D 엠블럼(왼쪽)과 2D 엠블럼.

BMW도 지난달 새 엠블럼을 발표했다. 기본 구조는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입체감을 빼고 2D 평면으로 디자인을 단순화했다. BMW 글씨체도 얇아져 시인성이 높아졌다. BMW는 “디지털화에 대응해 새 엠블럼을 만들었다”면서 “이는 개방성과 투명성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엠블럼 변경에는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새롭게 발표한 2D 엠블럼은 당분간 기존 3D 엠블럼과 병행 사용하게 된다. 새 엠블럼이 각 브랜드의 모든 온·오프라인 환경에 적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디지털화와 전동화 추세에 따라 엠블럼 단순화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새로운 흐름이 됐다”면서 “새 엠블럼이 한 번에 일괄 적용되기보다 전기차 등 미래차를 중심으로 문서나 전시장까지 순차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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