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산업기술 R&D 비대면 평가 '하이브리드'로…디지털 전환 속도

수행기관과는 온라인 회의 열고
평가위원은 한 곳에 모여 심사키로
시스템 부하 큰 과제에 시범 적용
산하기관 '디지털 평가' 구축 속도

Photo Image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빠르면 다음주부터 산업기술 연구개발(R&D) 경쟁형 과제 심사에 온라인 전자평가를 도입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평가위원 간 과제 심사 토론은 허용하는 '하이브리드형'으로 온라인 전자평가를 적용한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도 올해 신규 에너지 R&D에 비대면 평가를 도입한다. 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기로 R&D 평가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전략이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등 산업기술 R&D 전담기관은 다음주 산업기술 R&D 경쟁형 과제에 비대면 평가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평가위원 간 R&D 평가회의는 대면평가를 허용하되, R&D 평가기관과 수행기관 간 심사는 온라인 회의로 대체하는 '평가위원 집합형 영상평가'를 도입한다. 정부는 19일까지 연장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면 해당 방침을 시행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면 산업기술 R&D 경쟁형 과제에도 '평가위원 집합형 영상평가'를 시범 도입할 것”이라면서 “온라인 시스템 부하가 큰 과제는 평가위원 집합형 화상평가를 도입하고, 규모가 작은 과제는 온라인 영상평가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쟁형 과제에도 온라인 전자평가가 도입되면서 산업기술 R&D 심사 전 분야에 온라인 전자평가가 접목된다. 산업부와 산기평은 지난달 산업기술 R&D 단독응모 신규 과제에 한 해 온라인 전자평가를 도입한 바 있다. 이번에는 비중이 큰 경쟁형 과제에도 온라인 전자평가를 도입하면서 대형 산업기술 R&D 과제 추진에 속도가 날 전망이다.

산업부 산하 R&D 전담기관들은 R&D 평가 시스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디지털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기평은 올해 에너지기술개발사업 R&D 신규과제에 모두 비대면 평가 방식을 적용한다. 2018년 시행한 '온라인 메타순환평가'를 확대·시행한다. 온라인 메타순환평가는 평가자, 피평가자, 관리기관이 상호 평가하는 방식이다. '주관기관→전담기관→평가위원장→평가위원→주관기관'이 상호 평가해 평가 공정성을 높인다.

에기평 관계자는 “오는 16일부터 (에너지 R&D) 중 품목지정형 과제 개념평가에만 적용하던 온라인 메타순환평가를 모든 에너지 R&D 과제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에기평은 또 올해 신규 과제를 정부출연금 규모에 따라 '온라인 서면평가'와 온라인 서면평가에 화상회의를 결합한 '혼합평가'로 구분해 시행한다. 평가위원을 익명으로 처리해 평가 전 과정을 '블라인드'로 실시하는 제도도 마련했다.

산기평은 장기적으로 R&D 평가 시스템에 인공지능(AI) 기능을 적용하는 '스텔라(STELLA)'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미 이달 시스템 구축 작업에 착수했다. 시스템은 AI 기반 평가를 분과 구성과 추천 위원 배분에 활용하는 것이 골자다. 산기평은 오는 7월까지 스텔라 시스템 분석설계를 끝낸다. 이후 장기 R&D 디지털 전환 전략을 수립한다.

이처럼 산업기술 R&D 평가 디지털 전환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 R&D 기관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R&D를 수행하는 기업들도 비대면 평가보다는 직접 대면해서 얘기하는 것을 선호한다”면서 “인프라나 인력 양성 등 적극적인 토론을 통한 논의가 중요한 과제도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여파가 줄어들 경우, 기존 평가방식과 디지털 평가 방식 간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