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카드→모바일 결제 변화
'페이 전성시대' 열리며 혁신 가속
기존 인프라에 마이데이터·AI 적용
고객 '디지털 생태계' 구현 역량 집중
정부의 연이은 카드 수수료 인하,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시대 도래 및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간편결제 플랫폼 등장으로 카드업계는 3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테크핀 시대가 열리면서 많은 국민이 플라스틱 카드 기반에서 모바일 기반 간편결제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지급결제 중추 역할을 담당하던 카드사는 이제 새로운 디지털 기반 플랫폼 개발과 신사업 발굴을 고민해야 할 기로에 놓였다.
일각에서는 급변하는 지불결제 시장에서 카드업계가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지 않을 경우, 생존 갈림길에 놓일 수 있는 상황이라고 경고한다.
모바일 지급결제 시장이 확대되면서 간편결제 시장도 동반 성장한다. 카드사는 신흥 지급결제 기술 출현과 규제 환경 변화로 인해 갈라파고스 될 위기에 놓였다.
정부는 규제혁신이라는 프레임을 걸고, 다양한 혁신사업 육성을 시도한다.
카드업계도 이 같은 상황에 맞춰 지급결제 생태계에서 핀테크 기업과 협업 진영을 꾸리거나 조직과 업무도 모두 디지털 혁신을 추진 중이다.
종전까지 카드업계는 핀테크 기업과 새로운 기술 출현에 대해 '위협'으로 간주하고, 보호주의적인 시각이 강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급변했다. 디지털 혁신 포용과 복합 플랫폼 개발, 핀테크 스타트업과 컬래버 사업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플레이어로 재무장했다.
◇지급결제 시장, 생태계 급변
핀테크 기업 출현은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 시대를 촉발했고 기존 금융사가 제공하지 못하는 혁신 상품과 서비스를 줄줄이 내놓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간 구분이 모호해지고 지불결제 서비스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비록 플라스틱 기반 신용카드 결제가 현재까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전환 속도를 보면 심상찮다.
여기에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 글로벌 초대형 기업이 유관 시장에 뛰어들면서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은 세계 전쟁터가 되고 있다.
소비자의 디지털 접근성뿐 아니라 결제 수단과 방법이 출현하며 소위 '페이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배민페이 등 10개 이상 간편결제 플랫폼이 등장했다. 이종 사업자간 총성 없는 주도권 경쟁이 심화됐다.
신용카드 업계도 모바일(앱)카드 플랫폼으로 간편결제 사업자와 경쟁 중이지만, 갈길이 멀다. 덩치가 크고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제도권 금융사가 신속하고 날렵한 스타트업, ICT 기업과 경쟁하기에는 제약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핀테크 기업은 고객 경험과 지급결제 신기술 출현을 우선 과제로 꼽았지만 금융사는 규제 이니셔티브를 꼽았다.
◇혁신 기치 내건, 카드사
한국의 카드 인프라는 세계 1위다. 그만큼 카드사가 보유한 역량은 으뜸이다. 이를 디지털 결제 인프라로 어떻게 확산시키느냐가 선결 과제다.
즉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체질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드업계도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단순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사 플랫폼에서 고객 일상 생활을 가능하도록 디지털 생태계를 구현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
여기에는 제3자와 협업하는 컬래버 경영기법을 주로 도입했다. 운영비용 감축과 기술역량 확보, 신속한 서비스 출시 등을 위해 이종 사업자, 심지어 경쟁 플레이어와 손잡는 걸 마다하지 않는다.
최근 카드사와 핀테크 스타트업간 활발한 업무 제휴가 증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마이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 기술 포용에도 적극적이다.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을 위해 별도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거나 제반 준비를 마쳤다.
오픈API, AI 등 신기술을 수용해 지불결제 시장에서 최적의 역할을 찾아내기 위해 다양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한다. 비접촉 결제와 모바일 지갑과 같은 기술투자를 통해 혁신을 꾀하고 있다. 블록체인 등 종전 시장을 무너뜨리는 파괴적 기술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