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국내 경제가 1%대 성장을 하는 것도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준금리는 현행 연 0.75%로 동결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인터넷을 통한 생중계 기자간담회를 열어 “1%대로 가는 것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코로나19 진행 상황에 따라 대단히 가변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당히 조심스럽다”면서 “플러스 성장은 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에 대해 일부 기관이나 투자은행(IB)은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의 경우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하며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추가금리 인하 여력에 대해 이 총재는 “금리 여력이 남아 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 정책 대응을 해나가겠다”며 “선진국이 금리를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실효 하한은 함께 내려갈 수 있다. 금리를 지난번 비교적 큰 폭으로 내려 정책 여력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실효 하한이 가변적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금리 여력은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산업금융채권 등 특수은행채 단순 매입에 나선다. 이들 금융기관에 유동성을 공급해 회사채 시장 안정을 간접 지원하는 방안이다.
현행 국채와 정부 보증채 외에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등 3개 특수은행채와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하는 MBS(주택저당증권)를 포함한 것이다. 한은의 단순매매 대상 증권 확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이번 조치로 금융기관들 자금조달이 용이해지고, 자금조달 비용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산은채 등 특수은행채 매입을 통해 금융기관에 자금을 공급하게 되면, 특수은행들은 보다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회사채 매입에 활용하면 채권시장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
아울러 환매조건부(RP) 매매 대상증권과 대출 적격담보증권에 예금보험공사 발행채권(정부 비보증 예보기금특별계정채권)을 추가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오는 14일부터 시행된다. 유효기간은 내년 3월 31일까지다.
한편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기존 수준(0.75%)으로 동결했다. 이미 코로나19 사태로 긴급히 큰 폭의 기준금리를 인하한 상황에서 당분간 정책 효과를 지켜보며 정책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달 16일 임시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75%로 0.50%P 전격 인하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