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개성 강한 한국 게임시장, MMORPG 일변도 한계 맞나

Photo Image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게임산업 역시 Z세대를 겨냥한 사업전략 수립에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다.

Z세대는 과거 세대보다 게임을 적게 플레이한다. 게임 이용시간과 접속 횟수 모두 줄어들었다. 이전 시대에 비해 가벼운 장르 선호도가 높다. 반면 게임 동영상 이용시간은 늘었다. 한국 Z세대에게서 유독 강하게 나타난다.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 3위를 기록하고 있는 'AFK아레나'가 좋은 예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조사결과 3월 25일 기준 AFK아레나 일 활성사용자(DAU)는 22만5818만명으로 같은 기간 '리니지M' 10만6504만명 보다 많았다. 반면 이용시간은 리니지M 85만8293시간으로 AFK아레나보다 2배 이상 길었다.

연령별 사용자는 20대 이하에서 AFK아레나 13만4235명, 리니지M 2만210명으로 격차가 크게 났다. 게임과 게이밍 영상 관련 업체가 향후 모바일 플랫폼과 캐주얼 장르에 더 집중해야 함을 시사한다. 게임에 지출하는 패턴도 기존 부분유료화 모델과 차이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 여전히 확률형 아이템 비즈니스모델(BM) 기반 MMORPG가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톱10에는 국산 MMORPG가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캐주얼 게임과 하이퍼캐주얼이 치고 올라오는 북미·유럽 지표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문제는 지금까지 게임산업을 끌었던 30·40세대 매출 견인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9년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기준 모바일 게임 아이템 구입 비율은 30대(46.9%)가 1위다. 그 뒤를 40대(45.1%)가 잇는다. 40대 모바일 게임 이용 비용은 한 달 평균 2만8579원이다. 2018년보다 28.5% 줄었다. 30대는 2만4373원으로 26.6% 감소했다.

30·40세대는 도스 운용체계 시절부터 게임을 즐겼고 스타크래프트 전성기를 함께했다. 콘솔게임 충성도도 높고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 매출을 견인했다. 게임에 대한 관심이 많고 10대, 20대보다 부유한 경제력을 기반으로 국내 게임 시장 주요 소비자층으로 군림했다.

게임 내 이용자와 상호작용해야 하는 요즘 모바일 게임에 대한 피로도가 쌓인 것이 지갑을 닫은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들은 직장생활 혹은 자영업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게임을 즐겼다. 시간이 없어 자동전투를 선호했다. 하지만 어느새 무한 수직성장을 요구하는 게임 구조에 대한 지겨움과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의 한계를 느낀 것이다.

유튜브나 트위치, 아프리카TV 등 보는 게임 확산에 따라 게임을 직접 즐기지 않는 풍토도 영향을 줬다. 주요 게임 기업이 유튜브와 트위치 공식 채널을 개설해 소통을 강화하고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보는게임 트렌드에 대응하고 나섰으나 장르적 한계를 이겨내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기업과 브랜드가 Z세대에게 맞게 사업전략을 변용시켜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Z세대에서 발생한 격차는 그 이후 세대에서 절대 따라잡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모바일 이용자 세대도 변하고 있다”며 “수요 공백은 외국 기업이 메우게 될 것이므로 대응 마련이 곧 도약”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