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기계, 1~2월 수주 31.4% 급감…2009년 이후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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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설비투자 불황과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1~2월 국내 공작기계업체 수주가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설비투자가 부진하면서 세계적으로 공작기계 산업 부진을 겪고 있지만 독일·일본과 중국에 '샌드위치'처럼 끼인 국내 업체들이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영향이 가시화하면 국내 공작기계 업체 타격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2일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월 국내 공작기계 수주는 34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4% 감소했다. 이는 2009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1~2월 공작기계 생산도 3213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 감소했고, 출하도 3297억원으로 22.1% 줄었다. 수출도 3억1100만 달러로 19.4% 쪼그라들었다.

이는 세계적인 설비투자 불황에 중국에서 본격화 한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2월에는 중국 제조업이 코로나19로 인해 수요가 위축되면서 미친 영향이 크다.

공작기계산업협회 관계자는 “2016년부터 세계적으로 설비투자가 감소했고, 특히 최대 수요 산업인 자동차 업종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면서 영향을 받았다”면서 “지난해에는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수주가 급감했고, 하반기에는 유럽 시장도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공작기계 생산국도 마찬가지로 힘겨운 상황이다. 지난 1월 기준 미국과 일본 공작기계 생산은 전년 대비 각각 35.6%, 34.0% 급락했다. 코로나19 영향이 가시화하는 2분기에는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 공작기계 업체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타격이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공작기계 업체는 몇 년간 이어진 내수 제조업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 수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와중에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공작기계 업체인 두산공작기계, 현대위아, 화천기계 등은 해외 수출 비중이 절반이 넘을 정도로 대외 경기 변동에 취약하다. 또 기술력에서 우위에 있는 독일·일본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중국 사이에 끼인 국내 업체들이 현 상황을 타개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내 공작기계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 공작기계 업체는 독일·일본의 기술력, 중국의 가격 경쟁력 사이에 끼인 상태에서 최근 중국 업체에게 시장 점유율을 많이 내주고 있다”면서 “최근 몇 년간 국내 제조업 경기가 계속 좋지 않았기 때문에 동남아 등 신시장 진출도 시도했는데 (코로나19로) 상황이 녹록치 않다”고 말했다.


<표> 2020년 국내 공작기계 시장 동향

*괄호 안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증감률

자료: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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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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