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에 불 떨어진 온라인 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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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대상 원격수업을 시범으로 시행 중이다. 원격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 동대문구 휘봉고 온라인 강의 시연 모습. <전자신문 DB>

'온라인 개학' 확정으로 중·고 3학년 교사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평일 기준 엿새 만에 사상 첫 온라인 개학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초등 저학년을 제외한 나머지 초중고 학년도 단 열흘 준비기간이 남아있다. 교사들은 일주일 안팎의 시간 동안 원격수업 계획 수립부터 온라인 학습 환경 점검까지 모두 마쳐야 한다.

정부는 당장 원격수업을 접속하지 못하는 사람은 발생하지 않도록 모바일 데이터·기기 보급 등 보편적 이용환경 구축에 나섰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초중고를 가리지 않고 전국 대부분 교사가 학교에 출근해 온라인 개학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 4월 9일 중·고3이 먼저 온라인 개학을 하고, 16일에 고1~2와 중1~2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한다. 초등 4~6학년, 그리고 20일에 초등 1~3학년이 온라인 개학한다.

고학년은 고학년대로, 저학년은 저학년대로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한 교사는 “애초 온라인 수업을 염두에 뒀다면 그에 맞는 교육과정을 짰을 텐데, 처음부터 교육과정을 새로 만들어야 하고 콘텐츠와 플랫폼 선택, 학생들 기기도 체크해야 해 업무가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실시간 양방향 수업이 부담스러운 교사들은 수업 영상을 촬영하거나 EBS 강의 같은 콘텐츠를 공유해야 한다.

실시간 수업을 시도하려고 해도 걱정이 앞선다. 지식전달에 치우쳐 토론·질의가 적었던 기존 오프라인 수업을 영상 촬영·재생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EBS 영상이나 다른 교사 영상을 공유해도 정규수업으로 인정되지만 학부모와 학생 불만이 터져 나올까 걱정된다. 저작권 우려 목소리도 있지만, 이에 앞서 학생들이 제대로 따라올지부터 걱정이다.

EBS 클래스를 활용하지 않는다면 활용할 콘텐츠도 선정해야 하는데 교사들은 콘텐츠 선정 대상도 풍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학습터는 국어·영어·수학·과학·사회 외에 다른 콘텐츠는 충분치 않다.

접속자 폭증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온라인 개학을 위한 예산 130억원을 대부분 e학습터와 EBS 서버 증설에 투입해 이번주까지 증설을 마무리하겠다고 설명했다. 모든 학생이 동시 접속해도 문제 없을 정도로 용량을 확보했지만 앞서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를 경험해 불안감이 가시지 않기 때문이다.

초등 저학년 교사들 역시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4월 20일 개학이어서 상대적으로 준비 기간은 길지만 그동안 학습 관리는 계속 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기존 방침에 더해 TV 채널 등을 이용하라고 했지만 매일 학생 건강을 체크하는 것 외에 뭘 더 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 게다가 정부가 4월 20일 초등학교 저학년 개학 시점에는 등교, 온라인 개학을 나눠 추진하는 방법을 검토한다고 밝혀 혼란은 가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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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부총리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면담을 갖고, 원격교육 환경 구축에 필요한 지원을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사진=교육부

당장 온라인 수업을 위해 접속해야할 단말기와 통신 환경이 부족하다는 우려에 정부는 원격수업 환경 구축에 나섰다.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통신3사와 협의해 콘텐츠 이용을 위한 통신요금 걱정을 해소했다. 5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초중등 학생은 디지털교과서·e학습터·사이언스올·엔트리(SW)·커리어넷(진로) 등의 사이트를 데이터 소진 없이 이용할 수 있다. 9일부터는 추가로 EBS 교육 사이트를 일반학생, 학부모, 교사 누구나 데이터 사용량이나 요금 걱정 없이 스마트폰 및 태블릿으로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IPTV(KT, SKB, LGU+)에서도 학년별 교육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방송채널을 신규로 마련한다. 저소득층 자녀의 스마트기기 대여를 위해 삼성전자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함께 3만대(갤럭시 Tab A 8.0), LG전자가 6000대(G패드3 8.0) 스마트패드를 각각 기증하기로 했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학교·교육청이 보유 중인 스마트기기 약 23만대, 교육부의 추가 보급분 5만대, 삼성·LG 후원 3만6000대, 총 31만6000대를 저소득층 학생에게 무상 대여할 계획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보격차 없이 온라인 개학이 가능하도록 한 아이도 놓치지 않는 원격교육 환경을 단계적으로 반드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걱정하시는 스마트 기기의 보급과 인터넷 통신, 모바일데이터 활용에 있어서, 지역·학교별로 격차와 차별이 없도록 대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미래형 교육모형으로 원격교육이 보다 발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사항을 준비하고, 국내 원격교육 솔루션 기업이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교육 현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통신·방송사와 삼성전자, LG전자 등 민간이 정부와 뜻을 모아 협력하기로 한 부분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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