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문협회(회장 홍준호)는 신문의 날을 맞아 신문을 읽으면 주의집중력이 향상된다는 사실을 뇌과학적으로 증명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소원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신문협회 의뢰를 받아 실시한 '종이신문과 뇌 활성화 상관관계 분석'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신문읽기가 인지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2019년 9월 10일~11월 14일 약 2개월에 걸쳐 실험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평소에 신문을 읽지 않는 60명의 실험 참여자들을 모집해 각각 신문읽기 집단(실험집단)과 통제집단으로 나눈 뒤, 신문읽기 집단은 한 달간 매일 종이신문을 읽는 과제를 수행하도록 했고, 통제집단은 별도의 과제 없이 평소 습관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신문읽기 과제 수행 전후 두 차례에 걸쳐 실험 참여자들의 뇌파를 측정, 뇌 인지 과정의 차이를 비교·분석했다.
실험은 크게 △집행능력(핵심정보를 찾아 분석하는 능력) 검사 △눈으로 마음 읽기(눈만 보이는 사진을 보고 감정을 맞추는 측정도구로 공감능력을 측정하는 방식) 검사 △사회 인지능력 검사로 구성됐다. 또 실험참여자의 지능 및 기억력이 실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지능 및 작업 기억 검사도 실시했다.
신문읽기 집단은 한달 동안 매일 신문읽기 훈련을 한 후 뇌파 측정을 받아보니 신문읽기 이전보다 '집행능력 검사' 결과에서 '충돌 감지(N2)' 요소가 더 증폭된 반응을 보였다. N2 요소는 자극을 식별하고 불일치나 갈등을 감지하는 능력을 반영한다. 이러한 N2 요소가 한달 간 신문읽기 후에 증폭된 것은 신문읽기가 주의력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유의미한 차이는 통제집단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눈으로 마음읽기' 측정에서는 한 달간의 신문읽기로 실험집단과 통제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단기간의 신문읽기로는 공감 능력 등 정서적·사회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충분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다.
'사회 인지능력 검사'는 이야기를 읽고 이야기의 등장인물이 맥락에 맞지 않거나 어색한 말, 또는 하지 말아야 했던 말을 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과제다. 실험 결과, 실험집단과 통제집단 간 차이가 없었다. 신문을 읽었음에도 사회 인지능력이 낮게 나온 것에 대해 연구팀은 신문을 읽을 때 정치 기사를 주로 먼저 접하고, 실험 기간 내내 범국민적으로 논쟁이 됐던 큰 사건에 계속 노출된 것이 정서에 다소 부정적인 효과를 주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소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의 전기적 활동을 측정하는 뇌파측정을 통해 한달 간 신문읽기 훈련의 인지적 변화를 직접적으로 관찰함으로써 종이신문과 뇌 활성화의 상관관계를 증명했다는 점에서 설문과 인터뷰 방법을 사용해 신문읽기 효과를 연구한 이전의 연구들과는 차별화된다”며 이번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
김현민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