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없이 암세포만 골라서 죽이는 광음향 영상법과 광열 치료법을 동시에 시행할 수 있는 조영제가 개발됐다.
포스텍은 김원종 화학과 교수팀과 김철홍 창의IT융합공학과 교수팀, 윤주영 이화여대 화학과 교수팀이 공동으로 간단한 자기조립 방법을 이용해 만든 나노 구조체를 조영제로 이용해 암 세포를 진단하는 동시에 광열효과로 치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31일 밝혔다.
광음향 영상기술은 기존에 사용하던 형광 이미징 기술보다 더 높은 생체투과율로 조직 내 깊은 곳까지 투과해 촬영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의료 영상 이미징 기술로 각광 받고 있다.
또 광열 치료법은 빛을 조영제에 조사, 국부적으로 열을 유도해 고형암을 태워서 제거하는 치료요법으로 수술 없이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암 치료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광음향 영상과 광열 치료요법을 위해서는 효과적인 조영제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수용성 프탈로시아닌 계열 두 물질 'PcS4'와 'PcN4'이 서로의 분자를 인식해 나노 구조체를 형성하는 것에 주목했다. 빛을 조사하게 되면 두 물질이 따로 존재했을 때는 약 35도까지 온도가 올라가지만 자기조립돼 형성된 나노 구조체는 약 43도까지 온도가 상승해 효과적인 광열효과를 나타냈다.
연구팀은 이런 특성을 이용해 생체 내 나노 구조체를 조영제로 주입, 광음향 영상을 통해 암세포를 골라 촬영했다. 주입된 나노 구조체는 광열제 역할도 해 레이저를 조사하면 고온을 발생시켜 암 조직을 태워 제거하는 광열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확인했다.
또 암을 지닌 동물모델에 나노 구조체를 주입한 결과 광음향 영상을 이용해 암을 특정할 수 있었다. 나노 구조체나 빛을 단독으로 조사할 때보다 나노 구조체와 빛을 동시에 조사한 경우 암 증식을 약 15%까지 억제할 수 있었다.
김원종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초분자 나노 구조체는 기존의 물질보다 높은 광음향과 광열효과를 나타내 암을 진단하는 동시에 광열효과로 항암치료를 할 수 있어 암 정복의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리더연구사업,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ICT명품인재양성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안게반테 케미' 최신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