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코로나19 등 RNA 기반 신약 개발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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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이 앞다퉈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들어갔다. 상용화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리보핵산(RNA) 기반 개발 플랫폼을 보유한 업체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RNA 기반 치료제는 단백질에 작용하는 기존 바이오의약품과 달리 단백질 생성 이전단계에 영향을 미친다. 코로나19 등 바이러스 변이에 신속 대응할 수 있으며 안정성이 뛰어나고 부작용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기술로는 불가능한 희귀질환이나 만성질환의 신약도 개발 가능하다. RNA 기반 치료제 시장 현황과 전망, 과제 등을 살펴본다.

바이오의약품은 생물체 유래 물질인 단백질, 유전자, 세포 등을 이용한 의약품이다. 110년이 넘는 화학의약품에 비해 역사가 월등히 짧은 38년에 불과하지만 글로벌 매출 상위 10개 의약품 가운데 8개를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할 정도로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은 1세대(호르몬·인슐린·백신 등), 2세대(항체의약품 등)에 이어 3세대(RNA 기반 치료제·CART-T 세포 치료제·유전자 치료제·항체약물결합체·유전자 가위 기술)로 나뉜다. 전문가들은 이 가운데 RNA 기반 치료제가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포 내에는 핵산이라 부르는 DNA 및 RNA가 있다. 두 가닥의 이중나선 구조를 이루는 DNA는 생명에 관한 유전 정보를 담고 있다. DNA 유전 정보를 따라 RNA가 만들어지고, RNA는 DNA가 가진 정보를 복사해 유전자 발현을 조절, 단백질 합성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다.

RNA 기반 치료제는 유전자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증 만성질환 및 희귀질환의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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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이 치료제나 백신 개발에 들어간 가운데 RNA 기반 치료제 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RNA가 질병 치료제로 각광 받은 것은 RNA 간섭(interference), 즉 RNAi 때문이다. 단백질 생성 시 DNA 유전 정보를 세포질 내 리보솜에 전달해주는 전령 리보핵산(mRNA)이 영향을 받아 특정 유전자 발현이 억제되는 현상이다.

1998년 미국 스탠퍼드대 앤드류 파이어 교수와 매사추세츠대 크레이그 멜로 교수는 원생생물을 대상으로 이중나선 구조를 띤 RNA가 특정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RNAi 과정을 발견한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두 교수가 발표한 RNAi는 분자의 이중나선 구조를 변화시켜 각종 질병에 관여하는 단백질 작용을 차단하고 무력화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이론상 모든 유전자에 적용할 수 있어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 염기서열을 알면 치료제 개발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두 교수는 이 공로로 지난 2006년 노벨의학상을 수상했다.

RNAi는 질병을 일으킬 만한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는 기술이다. 저분자화합물, 항체 등을 활용해 이미 형성된 단백질에 작용하는 기존 치료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현재 RNAi 치료제 시장은 성장 초기 단계로 크게 단일 가닥 핵산 물질을 이용하는 안티센스 올리고 뉴클레오티드(ASO)와 소간섭RNA(siRNA)으로 나뉜다.

ASO는 발병의 직접적 원인인 병적 단백질이 생성되지 않게 차단하는 작용을 한다. 세포 내 소포인 엔도좀 지질 이중층을 통과해 세포질과 핵으로 빠져나가는 능력을 보유해 간과 중추신경계(CNS)를 표적으로 많은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2016년 ASO 기반 척수성 근위측증 치료제 '스핀라자(뉴시너센)'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siRNA는 비록 전달인자가 필요하지만 실질적으로 모든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국적 제약사들이 앞다퉈 연구개발(R&D)에 뛰어들었다. 불안정한 RNA 이중가닥을 표적이 되는 세포까지 전달하는 표적치료제 개발에 매달렸다. 2018년 8월 유전자 변이에 의한 진행성 희귀난치성 질환인 트랜스티렌틴(hATTR) 아밀로이드증 치료제 '파티시란(앨나이람·제품명 온파트로)'이 siRNA로 처음 FDA 승인을 받으면서 비로소 청신호를 켰다.

현재 RNA 치료제 시장은 아직 성장 초기 단계다.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창기 핵산 물질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표적 장기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문제점은 어느 정도 극복했다. 하지만 여전히 siRNA의 생체 내 불안정성과 전달의 비효율성, 비특이적인 작용으로 인해 치료 효과를 저하하는 한계를 시급히 극복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승인된 신약이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저분자화합물 대비 합성 원가가 다소 높고 경구 투여와 같이 복용하기 편한 제형으로 개발하기 어려운 점도 과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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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표-유전자 치료제와 핵산 치료제 비교>

출처 :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이슈분석]코로나19 등 RNA 기반 신약 개발 붐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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