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수입맥주 브랜드의 국내 생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주세 개편에 따른 절세 효과를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혜택을 주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국내 생산으로 전환할 경우 물류비 절감은 물론 일자리 창출과 공장 가동률 상승 등 맥주 산업 활성화가 기대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23일 벨기에 밀맥주 브랜드 '호가든' 330㎖ 병 제품의 출고가를 인하했다. 이번 출고가 인하에 따라 24병입 1박스 기준 5.7% 인하된 3만9704원으로 인하됐으며 부가세 포함 4만3674원으로 조정됐다.
이번 출고가 인하는 국내 생산 전환에 따른 것이다. 오비맥주는 지난 17일 배하준 사장 명의의 안내문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오비맥주는 “(호가든)의 전 세계적인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330㎖ 병맥주를 원활히 공급하기 위해 국내 생산 및 공급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금번 국내 생산을 기회 삼아 더욱 안정적인 제품 공급과 함께 신선한 호가든 제품 제공을 약속 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오비맥주는 호가든 330ml 병 외에도 330ml 캔과 500ml 캔, 생맥주, 버드와이저 355ml, 500ml 캔, 500ml 병, 생맥주를 국내 생산으로 전환한 바 있다.
이외에도 오비맥주는 스텔라 아르투아 등 모회사 AB인베브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브랜드 맥주 제품의 국내 생산 전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가든과 버드와이저의 경우 과거 국내 생산 이력이 있어 우선적으로 적용된 것이다.
이를 위해 오비맥주는 이천과 청주 공장은 카스 등 국산맥주, 광주공장의 경우 수제맥주와 수입맥주 위주 생산으로 공장 라인을 일부 조정했다. 라인 조정 후 국내 생산 시작에 본격 나선 것이다.
오비맥주가 해외 브랜드의 국내 생산을 검토 중인 것은 맥주 종량세 전환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불균형한 조세 제도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맥주 주세가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된 이후 수입 판매보다 국내 생산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해외 유명 맥주를 국내 생산할 경우 맥주 업체들로서는 공장 가동률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공장 가동률을 높일 경우 그에 따른 고용이 늘어나고 이익 개선 속도가 빨라지는 선순환 구조도 기대할 수 있다.
또 통상적으로 맥주를 수입할 때 약 2개월이 걸리는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소비자에게 신선한 맥주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물류비 등 부대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와 수익 개선도 기대된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종량세 도입을 앞두고 해외에서 생산하던 브랜드의 국내 생산을 다각도로 준비해 왔다”며 “수입 맥주의 국내 생산 전환은 일자리 창출, 이익 개선 등 맥주 산업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