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히어 "벌써 300명이 원격진료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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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메디히어가 출시한 국내 최초 원격 화상진료 애플리케이션

“메디히어 원격진료 플랫폼에 7명 의사가 등록돼있습니다. 발상을 전환하면 7개 진료과와 의사를 갖춘 '온라인 병원'인 셈이죠. 의사와 환자가 원격진료를 직접 이용해보고 학습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지난주 국내 최초 원격 영상진료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메디히어 김기환 대표는 서비스를 이같이 소개했다. 메디히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가 한시적으로 전화진료를 허용하자 미국에서 시작한 원격진료 플랫폼을 국내에 무료로 출시했다.

환자들은 메디히어 앱을 통해 원하는 의사와 일정을 선택하고 증상을 입력한 후 예약된 시간에 원격진료실에서 영상과 채팅 진료를 볼 수 있다. 등록한 카드로 진료비가 결제되며 처방전은 미리 입력해놓은 약국으로 전송된다.

김 대표는 “응급의학과, 소아청소년과, 내과, 피부과, 산부인과, 성형외과, 안과 등 의사가 진료를 시작했고 지속 업데이트될 예정”이라면서 “대면진료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의사 1인당 환자 1000명을 커버한다면 원격진료는 의사 1인당 환자 1만명을 볼 수 있는 만큼 메디히어를 통해 7만명 환자를 케어하는 것이 가능한 셈”이라고 말했다.

환자부담금에서 일정 수수료를 떼는 사업 모델로 시작했지만 국내에선 진료비를 제외한 모든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된다. 원격통신 솔루션 사용료, 서버 비용, 의료기관의 플랫폼 사용료, 중개수수료, 진료비 이체 수수료 등 모든 비용을 회사가 부담한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감염을 우려한 환자가 병원을 찾지 않으면서 환자수가 90% 급감하는 등 힘든 상황”이라면서 “서비스 시작 초기지만 현재까지 누적 300건 원격진료가 이뤄졌고 실제 의사 관심과 반응도 예상보다 좋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현재 의료법상 원격진료와 처방은 모두 금지돼있다. 원격진료가 허용된다고 해도 원격진료 한 건당 대면진료 절반 수준인 7만원 진료비가 책정되는 미국과 달리 진료비가 싼 국내에서는 환자부담금에서 일정 수수료를 떼는 모델로는 사업성이 높지 않다.

향후 IT 서비스 활용에 익숙한 20~30대 환자나 보호자를 중심으로 경증진료나 건강관리,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데이터 사업이나 보험사 등과 연계한 기업간거래(B2B) 모델, 의료기관이 환자를 유치하고 홍보할 수 있는 플랫폼 등 다양한 산업적 가능성도 시험해 볼 수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고용주와 보험사가 의료비 부담을 60%가량 낮출 수 있는 방안으로 텔라닥 등 B2B 원격진료 서비스가 활성화돼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원격진료에 대한 논쟁이 워낙 격하다보니 원격진료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어떤 좋은 점이 있는지 판단해볼 기회도 없었다”면서 “많은 의료기관과 환자들이 실제 원격진료 서비스를 이용해보고 학습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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