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회장 "중징계, 법에 명시된 사항 아냐"
주총 전 '가처분' 결과...기각 땐 연임 무산
금감원 "내부통제 부실 분명...법률 검토 마쳐"
소송서 질 경우 '신뢰성'에 큰 타격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책임을 놓고 금융감독원과 우리금융간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가 법원에 구원의 손길을 뻗치면서 향후 결과에 따라 한쪽은 치명상을 입을 전망이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겸 우리은행장이 DLF 사태와 관련 금융감독원의 중징계(문책 경고) 조치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사실상 금융감독원 징계를 수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손 회장은 일단 행정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통해 중징계 효력을 정지시킨 뒤 오는 25일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장직 연임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금감원은 대규모 원금 손실을 부른 해외금리 연계 DLF 사태 책임을 물어 손 회장에게 '문책 경고' 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손 회장 입장에서는 연임을 위해 금감원 중징계 효력을 정지시켜야 한다. 결국 책임 소재 문제가 법정으로 가게 됐다.
통상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 결정이 일주일 안에 나오는 점에 비춰보면 결과가 주총 전에는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가처분 신청은 본안 판결이 확정되기 이전에 잠정적으로 집행을 정지해 달라는 처분을 요청하는 것이다.
당사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고, 집행 정지로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때 받아들여진다.
법원이 주총 전에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손 회장은 연임이 가능해지지만 기각하면 연임은 사실상 무산된다.
손 회장은 가처분 신청과 함께 징계 취소를 위한 본안 소송도 검토한다. 소송은 대법원까지 간다는 가정 아래 최종 판결까지 2∼3년 정도가 걸린다. 금감원도 법무실과 조사부서를 중심으로 법정 공방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금감원이 명시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을 들어 경영진이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결정은 자의적 판단으로 법에 명시된 사항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손태승 회장의 중징계 법적 근거가 합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우리은행 사태에서 밀릴 경우 심각한 내상을 입게 된다. 때문에 금융 소비자 보호 명분을 내걸고 손태승 회장을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시행령에 내부통제 부실 책임 소재 부분이 명시돼 있는 만큼 문제가 없다고 일축한다. 금감원은 “징계 가능 여부에 대해 법률 검토를 모두 마쳤고 민간위원들도 이견이 없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사전관리 감독의무 기관인 금감원이 DLF 사태에 대해 민간은행에만 책임을 떠넘긴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우리금융이 정부 기관을 상대로 소송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도 이 같은 여론을 등에 업었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금융이 소송에서 이길 경우, 윤석헌 원장은 물론 금융감독원 신뢰성은 큰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커졌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