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코로나19 이후도 대비해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전격 인하했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1.00~1.25%로 0.5%P 인하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통상 0.25%P씩 금리를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일명 '그린스펀의 베이비스텝' 원칙을 벗어난 전격적이고 큰 폭의 금리 인하다.

연준은 금리 인하 배경으로 코로나19가 경제 활동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며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급속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전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으로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다. 연준이 기존 관행을 깨면서까지 급박하게 금리 인하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시장에 주는 신호는 간단치 않다.

실제 코로나19에 따른 세계 경제 전망은 암울하기 짝이 없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예측치를 6.0%에서 5.4%로 낮췄다. 중국 경제 위축은 곧바로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중국이 재채기를 하면 감기를 앓는 우리나라 상황은 더 위험하다. 코로나19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전염병으로 번질 경우 올 상반기 세계 경제성장률은 제로(0)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이 영향으로 미국 기업들의 수익 증가율이 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가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급속 확산과 마스크 대란으로 혼비백산하고 있는 가운데 각국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로서는 당장 방역과 민생 대책이 급한 불이다. 그러나 중장기 차원에서 최악의 상황과 그 이후를 대비한 경제 및 산업 대책도 필요하다. 기업들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되 불황의 끝에 찾아올 수 있는 수요 회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위기 뒤에 찾아올 기회는 미리 준비한 경제 주체에만 과실을 가져다줄 것이다. 지금은 위기 의식과 함께 냉정한 상황 판단과 준비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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