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명의 사이버펀치]<153>코로나19 이후를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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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겨운 코로나19가 언제나 끝날까요.”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 침투한 지 1개월여 만에 확진자가 5000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도 20명을 넘어섰다. 이 숫자가 정점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 문을 닫는 등 혼란의 끝이 보이지 않지만 멀지 않아 코로나19 사태는 안정을 되찾고 평상의 대한민국으로 돌아올 것이다. 전 국민이 최선을 다해 사태 해결에 매진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사태 해결 노력과 동시에 후폭풍으로 밀어닥칠 예상 피해를 최소화하고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는 국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민 기본권이 침해받지 않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역학조사를 이유로 개인정보 추정이 가능한 감염자의 동선을 노출하거나 개인의 종교를 공개하는 것은 과도한 처사다. 차라리 동선과 무관하게 위험지대를 공지하고, 바이러스 유포의 진원지를 공유하는 차원에서 감염자 신상 보호에도 신경 써야 한다. 역학조사와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필요한 정보는 최소한의 범위에서 다뤄져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개인 피해를 유발하고 사회 갈등을 부추기는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정부의 책임 전가를 위한 처사라면 이미 국민을 위한 정부이기를 포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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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를 계기로 방역 체계를 점검하고 전염병 억제에 필요한 기술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코로나19보다 더 강력한 전염병 사태 재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국가와 지역 방역 체계를 연계해서 관리하고, 정보통신기술(ICT) 개발로 감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대기업 중심으로 원격회의와 재택근무를 활성화하고 대학이 온라인 강의를 도입하는 계기가 된 것은 긍정 효과다. 사이버 사회 활용 효과를 면밀하게 분석해서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철폐하고, 산업과 생활구조 개편 기회로 삼아야 한다. 대학이 온라인 콘텐츠를 공유하고 기업과 정부가 사이버 협업 체계를 구축해 공유경제 활성화를 달성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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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과 체계 부실로 정부 대응의 맹점이 무수히 드러났다. 의료진의 헌신과 국민의 참여에 비해 정부의 정책 결정과 외교 역량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나 마스크 보급과 지역 격리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정부라고 비난할 의도는 없다. 미래를 위해 국가 재난을 정치나 정책으로 단순 해결하기보다는 원칙과 시스템을 미리 준비하기를 요구한다. 특히 외교는 평소의 신뢰와 관계가 중요한 만큼 관심을 더 많이 기울여야 한다. 이번 사태로 무너진 외교 라인을 재건하고 세계가 우리나라에 신뢰의 눈길을 보낼 수 있도록 외교 전문가 중심으로 국민 전체가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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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회에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투명한 정부로 거듭나야 한다. 동선과 조직의 인원을 부정확하게 보고한 개인을 처벌하면서 자신의 오류는 감추려 하는 리더는 자격 상실이다. 과실 여부를 떠나 진실을 공개하는 용기를 기대한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투입되는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도 총선용 총알로 변질되지 않도록 투명하게 공개하고, 적어도 세금은 국민의 고통 치유와 신속한 경제 회복을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경제의 일시 침체는 감내할 수 있으나 내리막길의 출발점이 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 의료진의 노고와 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의 참여를 자신의 공으로 치장하거나 홍보하려는 시도를 포기하고 가짜뉴스가 횡행하지 않도록 초기에 차단해야 한다. 코로나19에서 배운 원천 차단의 교훈이다.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tmchung@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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