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피엔스 시대]'실생활로 들어온 AI' 이마트24 셀프스토어서 직접 물건 사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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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24 셀프스토어 김포 DC점은 컴퓨터비전, 센서퓨전,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의 첨단기술을 활용해 고객이 선택한 상품을 파악하고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시스템을 갖췄다. 18일 고객들이 이마트 24 셀프스토어 김포 DC점을 이용하고 있다.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이마트24 셀프스토어 김포DC점은 인공지능(AI) 기반 점포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하반기 공식 오픈했다. 미국 '아마존 고'의 한국판이다. AI, 머신러닝, 비전 기술이 총동원됐다. AI가 실생활에서 상용화된 최근 사례다. 미래가 현실이 됐다.

지난 17일 이마트24 셀프스토어를 방문했다. 겉보기에는 다른 편의점과 차이가 없었다. 셀프스토어라는 간판과 입구에 안내된 '국내 최초 자동 결제' 안내문이 다른 점포와는 달랐다.

내부에 들어서자 지하철 개찰구와 같은 출입기기가 처음 눈에 들어왔다. 물건을 사기 위해서는 출입기기를 통과해야 한다.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먼저 스마트폰에 SSG페이 앱을 설치한다. 결제하기 위한 카드를 등록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이마트24 앱을 설치한다. 첫 이용자라면 회원가입을 마쳐야 한다. 입장까지 시간이 다소 지체됐다.

스마트폰 화면에 출력된 QR코드로 받고 드디어 매장에 입성했다. AI 점포 쇼핑은 한마디로 '신세계'였다. 매장 안은 생각보다 평범했다. 매대와 매장 구석을 살폈다. 눈에 띄는 장치는 안 보였다. 반신반의했다. 매대에서 몇 개 제품을 골랐다. 별도 계산 절차는 필요 없었다. 출입기기 앞에 서자 자동으로 문이 열렸다. 생소한 절차였다. '그냥 지나가도 될까'란 의문이 들 정도였다. 출입기기를 통과한 직후 결제완료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SSG페이 앱에서 결제내역을 제공했다.

매장 내 30여 카메라와 매대에 설치된 850여개 센서가 무인매장 비결이다. 시스템의 눈과 귀다. 매장 이용자 일거수일투족을 인식한다. 카메라와 매대 무게센서는 이용자가 어떤 제품을 집어 드는지를 인지한다. 무게센서는 최소 15g까지 인식한다. 오차가 적다. 쇼핑을 마치면 이용자 결제 정보를 연동, 즉시 결제한다. 매장 시스템은 머신러닝으로 제품 정보를 습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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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24 셀프스토어는 AI 점포 초기단계인 동시에 발전된 수준의 매장이다. 무인결제시스템을 실현했다. 보완점도 있다. 사지 않을 제품이라면 제품을 다시 제자리에 두지 않으면 안 된다. 자칫 구매하지 않은 제품이 결제될 수 있다. 매대 무게센서를 기반으로 구매 여부를 인식하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한 번에 입장 가능한 이용자 수도 제한된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시스템을 속이기는 쉽지 않다.

처음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가 겪는 준비 과정은 다소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못한 중장년층 소비자에 진입 장벽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행히 현장 직원이 일련 절차를 돕는다. 셀프스토어 대중화를 위해서는 준비 과정을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

AI는 산업 전반에서 거론된다. 그러나 실생활에서 소비자에 편리함을 주는 사례는 많지 않다. 이마트24 셀프스토어는 실질적인 편익을 제공한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아쉬움보다 놀라움이 더욱 컸다. 사람이 결제하지 않는 시스템을 실현했다는 점 그 자체가 낯선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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