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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0 솔트룩스 부서에 전시한 AI 가상인간 트럼프 체험 디스플레이 모습. 솔트룩스 제공

#트럼프 특유의 손짓으로 '유(you)'를 외치며 상대방을 가리킨다. “북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tremendous potential)을 보유했고, 한국 대통령도 이 같은 생각에 동의할 것”이라고 답한다. “중국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중국이 이전 정부보다 우리와 더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얘기한다. 키 높이 디스플레이 속에 갇힌 트럼프 캐릭터는 질문 음성을 인식해 3∼5초 내 트럼프 목소리로 정확하게 답변한다.

인공지능(AI) 가상인간 트럼프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미국인 참관객을 사로잡으며 유명세를 탔다. 미국에서 건너온 AI 가상인간 트럼프를 최근 강남 솔트룩스 본사에서 만났다.

눈을 감은 채 대화했다면 실제 트럼프인지 아닌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AI 가상인간 트럼프는 동영상 속 트럼프 실제 목소리를 학습해 똑같이 구현했다.

목소리보다 놀라운 것은 트럼프 평소 생각을 AI 가상인간이 학습해 얘기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AI 가상인간이 말했던 북한에 대한 '잠재력', 중국에 대한 '더 좋은 관계' 등의 표현은 트럼프가 평소 트위터와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던 내용이다. 솔트룩스는 트럼프가 올린 3년 치 트위터 데이터와 트럼프 평소 일상생활이 담긴 유튜브 동영상 등을 머신러닝으로 학습해 '트럼프스러운' 대화를 만들어냈다. 덕분에 트럼프 세계관과 가치관 등이 담긴 답변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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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CES 2020에 전시된 AI 가상인간 트럼프를 체험하고 있다. 질문하기를 원하는 분야를 클릭한 후 질문하면 음성과 텍스트로 답변한다.

'몇 살이냐'는 질문에 일반 챗봇은 '몇 살'이라고 단답형으로 얘기하겠지만 AI 가상인간 트럼프는 다르다. 평소 트럼프가 자신 나이와 관련 답했던 내용을 취합해 “73살이다. 아마 당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나이가 많아 놀랐을 것이다”라고 얘기한다. 주제별 답변도 흑인, 백인 등 인종에 따라 나뉜다. 디스플레이에 설치된 카메라로 상대방을 인식해 답변을 바꾼다. 솔트룩스 관계자는 “트럼프 AI 가상인간은 음성인식, 음성합성, 이미지 인식에 트위터 등 비정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트럼프 생각까지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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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열린 CES 2020 네온 부스에서 프리나브 미스트리 삼성리서치아메리카 전무가 네온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AI 가상인간은 이제 막 시작단계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업계 평가다.

AI 가상인간 트럼프 역시 주어진 주제 외 질문엔 대답하기 어렵다. 학습되지 않은 데이터 관련 질문은 엉뚱한 대답을 하기도 한다.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는 “가상인간 서비스는 5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와 연계돼 쇼핑몰과 기업 안내데스크, 관광 안내 등 다양한 응용 서비스로 확산될 것”이라면서 “유튜브를 포함한 다양한 미디어에서 활동하는 AI 연예인, 엔터테이너로도 발전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전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