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제는 경제를 걱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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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 사태로 수출과 내수 모두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박 회장은 지난 7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재한 신종 코로나 관련 기업인 간담회에서 “이번 사태의 경제 파장이 어디까지 갈지 우려가 대단히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회장은 “신종 코로나 사태는 과거 감염 질환보다 큰 피해를 가져올 것 같다”면서 “수출과 내수 모두에 타격할 것이라는 진단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대한상의는 이날 신종 코로나로 인한 기업 피해 사례도 공개했다. 취합 결과에 따르면 피해 유형은 중간재 수출 업체(대 중국 수출의 80% 차지), 부품을 조달하지 못하는 국내 완성품 업체, 중국 현지 투자 관련 차질, 소비심리 악화로 매출 감소가 우려되는 내수 업체 등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신종 코로나는 질병만으로 놓고 볼 때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비하면 치명적이지는 않다. 접촉 빈도를 줄이고 관리만 잘한다면 인명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문제는 경제다. 신종 코로나 발병지는 중국에 집중돼 있다. 중국은 우리 기업의 대표 생산 거점일 뿐만 아니라 수출 지역이다. 기업이 걱정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특히 이전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위상은 몰라볼 정도로 달라졌다. 중국은 사스가 발생한 2003년에 비해 수출 비중이 16%에서 27%로 11%포인트(P) 늘었고, 중국인 관광객도 10배나 급증했다. 대한상의 조사처럼 수출과 내수 모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당장 발등의 불인 전염병을 막는 일도 중요하지만 경제도 걱정해야 한다. 가뜩이나 경제가 움츠린 상황에서 지금처럼 중국 현지 공장이 멈추고 수출 호전세가 꺾인다면 더욱 극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예상되는 경제 피해를 면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제 활력에 초점을 맞춰 민·관이 선제적이고 강력한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추가경정 예산 편성과 같은 조치도 하루빨리 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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