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관련 검찰 공소장이 2월 임시국회에 또다른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언론을 통해 공소장 전문이 공개되면서 정부 여당에 대한 야권의 선거개입 해명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들은 임시국회에서 검찰 인사와 공소장 비공개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공소장 논란이 여야 갈등의 뇌관으로 부상하면서 민생·경제법안 처리에 다시 먹구름이 끼는 모양새다.
7일 야권에 따르면 2월 개회가 예정된 임시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함께 최근 검찰 인사와 선거개입 의혹 공소장 비공개 결정에 대한 질의를 위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출석 요청이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법사위는 지난달 29일 검철 인사 관련 현안질의를 위해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추 장관도 출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소장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추 장관에 대한 출석이 불가피하다는 야권의 중론이다.
이번 공소장 논란은 지난달 8일과 23일 연달아 있었던 검찰 인사로 불거졌던 여야 갈등의 연장선이다. 앞서 검찰 인사에선 정관 관련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이 대거 이동하면서 야당의 불만이 제기됐었다. 임시국회 일정 협의를 놓고 자유한국당이 검찰 인사 관련 특검 추진을 언급하는 등 신경전을 벌이던 사이 법무부가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공소장 전문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으면서 갈등이 커졌다. 추 장관은 “그동안 의원실이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언론에 공소장 전문이 공개되는 잘못된 관행이 있었다”고 밝혔고 여당도 이를 지지했지만, 야권은 의혹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면 비난의 날을 세웠다.
여야간 공방 이슈가 계속 늘어나고 수위도 높아지면서 임시국회도 난항이 예상된다. 국회 일각에서는 지난 패스트트랙 정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국회가 재현될 수도 있다고 점치고 있다. 신종코로나 바이러는 대응을 위해 특위 구성과 검역법 개정을 위한 보건복지위는 진행되더라도 나머지 법안처리 등은 낙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임시국회 일정도 신종코로나 특위 명칭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확정이 늦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공소장 논란을 눌러싸고 법사위 공방이 격렬해질 경우 민생법안 처리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다수의 민생법안이 법사위에 계류 중이고 각 상임위에 남아있는 법안들도 법사위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야당 한 관계자는 “현재 당 차원에서 공소장 비공개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 지 계속 상의 중”이라며 “검찰 인사 현안질의 때는 추 장관이 출석하지 않았지만, 2월 임시국회는 공식 국회 일정인 만큼 추 장관이 출석해 질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