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전쟁중...규제 풀고 수백억 지원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후군(신종 코로나) 확진환자뿐만 아니라 사망자가 빠르게 늘면서 세계 의료협회·재단·제약기업이 하나로 뭉쳐 대응에 나선다. 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대응에 약 300억원을 내놓은 데 이어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게이츠재단)도 약 1000억원을 기부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정부들은 자체 개발, 신속 규제 해소 등을 통해 진단·치료 개발에 힘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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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재단은 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신종 코로나 대응을 위해 1억달러(약 1182억원)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게이츠재단은 국가 단체, 정부, 민간 등과 협력해서 신종 코로나 발병 속도를 늦추고 전염병 통제 도구 개발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위해 2000만파운드(약 306억원)를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에 지원한다. 맷 행콕 영군 보건장관은 “영국은 세계를 이끌어 가는 연구 리더이자 허브 국가로, 새로운 위협에 대항하는 백신 개발에 앞장서야 한다”면서 “2000만파운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EPI는 전염병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2017년 세계경제포럼(WEF·일명 다보스포럼)에서 탄생했다. 지난달 23일 호주 퀸즐랜드대, 모더나, 이노비아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백신 개발에 들어갔다. 이에 그치지 않고 큐어백,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CEPI는 지속 협력 확대를 위해 2월 중순까지 세계 비영리 연구기관, 기업, 국제조직 및 재단, 공동 연구개발(R&D) 벤처 등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창구를 열었다.

기업과 국제단체가 빠르게 R&D에 착수하는 한편 주요 국가들은 규제 등을 풀어 실제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힘을 보탠다.

유럽의약품감독국(EMA)는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가능한 한 모든 규제를 풀어 의약품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새로운 바이러스 진단·검출을 위해 진단기기에 대한 응급 사용 허가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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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도 발 빠른 대처에 나선다. 질병관리본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 분리를 입증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치료제·백신 개발 현안 연구 추진을 밝혔고, 연구비 8억원을 책정했다. 이달 연구에 본격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질본 관계자는 6일 “이달 안으로 용역 공고를 내고 올해 우선 8억원 지원을 시작으로 연구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예비비 확보와 함께 내년 등 향후에도 R&D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세계의 빠른 움직임이나 바람과 달리 백신 개발까지는 현실적으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환자에게 적용하기 위해 최소한의 임상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바이러스가 리보핵산(RNA)으로 유전 정보를 전달, 다양한 변이 가능성이 짙다.

백신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 개발은 가능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최소 1~2년의 시간이 필요하며, 백신 개발 이후에도 전염병이 지속될지 알 수 없다”면서 “유행 바이러스 패턴을 읽고 거기에 맞는 플랫폼을 개발해 메르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신종 코로나뿐만 아니라 향후 발생하는 전염병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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