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무소속 이정현 의원이 4일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현재 종로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출마를 공식화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출마지를 정하지 않았지만, 종로 출마 가능성이 남아있다. 정치 1번지에 격동이 일어날 지 주목된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입춘이다. 대한민국의 봄이 와야 한다. '겨울 공화국'을 끝내는 봄이 와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봄을 알리는 전령이 되기 위해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종로에 출마하고자 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이번 총선에 주인공이 되려는 것이 아니다. 국회의원 당선돼도 주인공이 안 된다는 것 잘 안다”며 “이번 총선은 미래 세대들이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 공간이다. 그 젊은이들의 서포터 가이드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저의 모든 경륜을 미래세대 정치세력화를 위해서 다 바치겠다. 이제 문재인 정권을 끝내야 한다”며 “모두가 두려워 망설일 때 누군가는 나서야 하지 않겠냐. 제 종로 출마 시작으로 문 정권을 끝장내는데 뜻 같이하는 모든 정당 정파들이 하나로 뭉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긋지긋한 권력의 사유화, 국민 편가르기, 후대의 미래 훔치기 등 좌편향 운동권 집권세력 끝장낼 수 잇는 방법이 우리에겐 선거밖에 없다”며 “정치인은 선거로 정치한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가장 앞장서서 좌편향 급진 집권 세력의 장기집권전략 부수기 위해 종로 출마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보수 진영에서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종로 출마'를 예상하고 있지만, 황 대표는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종로가 아닌 수도권 한강 벨트 등 다른 곳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 상황에서 이정현 의원이 먼저 '종로 출마'라는 강수를 던졌다.
이 의원은 새누리당에서 2016년 최초로 '호남 출신 당대표'라는 타이틀을 얻은 인물이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가 발생하면서 당대표를 사퇴하고 탈당했다. 그는 2008년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 3선을 지냈다. 2014년 재보궐 선거에서 보수당 출신으로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됐다. 2016년 순천에서 당선되며 3선 의원으로 '지역주의 극복'의 상징이 됐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이 황 대표가 종로에 출마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 묻자 “다른 부분은 가정하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도 무조건 종로에서 끝까지 간다”고 말했다.
또 “종로구에는 청와대가 있다. 모두가 어렵다고 하고, 힘들어 하는 종로를 먼저 선택했다”며 “나머지 252개 지구당들도 문재인 정권을 끝장내기 위한 결의를 가진 정당, 정파, 인사들이 대표주자들 낼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롤 모델이 되고자 종로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