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지난해 실적이 업황 악화로 곤두박질쳤다. 실적 발표를 앞둔 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도 실적 둔화가 예상된다. 다만 이들 정유 4사는 올해 저유황연료유(LSFO)를 앞세워 본격 반등할 전망이다. 단,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변수로 꼽힌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2693억원으로 전년 대비 39.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9조8765억원으로 8.0% 줄었다. 4분기 약세가 두드러졌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225억원으로 3분기 3264억원 대비 62.5% 급감했다.
실적을 견인하던 정유 사업이 쪼그라든 영향이 컸다. 4분기 정유 부문 영업이익은 1114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가장 큰 이유는 정제마진 하락이다. 정제마진은 공급이 수요를 앞설 경우 하락한다. 통상 정유업계는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을 배럴당 4~5달러로 본다. 하지만 작년 10월부터 12월까지 정제마진은 평균 3.1달러로, 손익분기점을 밑돌았다.
에쓰오일 실적도 큰 폭 떨어졌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29.8% 감소했다. 4분기 정유 부문 영업손실만 790억7000만원에 달했다. 에쓰오일 역시 정제마진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정유 업계는 실적 발표를 앞둔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비슷한 상황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정유업계는 향후 본격 반등에 나설 전망이다. 국제해사기구(IMO) 탈황 규제 본격화로 고마진 제품인 LSFO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LSFO가 수익성 개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현재 주문이 폭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창궐로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유 등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올해 1분기 상황도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