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구 박사의 4차 산업혁명 따라잡기]<27>플랫폼-광속의 변화를 따라잡는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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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화된 기술 발전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욱 빨라질 것이다. 개인은 물론 기업과 같은 조직들이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 기업들이 사라져서 장수 기업 수가 점점 줄 것이며, 경기 변동이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내다보인다. 변화가 격심한 환경에서 기업은 새로운 투자를 하는데 확신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신기술 개발 비용이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데다 개발에 소요되는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어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점점 더 높은 전문성이 필요하며, 전혀 새로운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런 리스크를 극복하고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신제품의 수명 주기가 짧아 투자비용을 회수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모든 것이 광속으로 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될수록 변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이런 변화를 개인이나 기업이 단독으로 따라잡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신기술 개발에 성공하는 것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신사업을 일으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동안 집단지성이나 개방형 혁신으로 가속되는 변화에 대응해 왔지만 새로운 대응 수단이 추가로 필요하게 됐다.

빠른 변화에 대응하는 수단이 '플랫폼'이다. 플랫폼이란 원래 기차나 버스를 타기 쉽도록 만든 승강장을 말하는 것이지만 최근 플랫폼 기술, 플랫폼 비즈니스, 모바일 플랫폼, 컴퓨팅 플랫폼 등으로 다양하게 쓰인다. 여기서 말하는 플랫폼은 공급자와 수요자의 복수 그룹이 참여해서 각 그룹이 얻고자 하는 가치를 공정한 거래를 통해 교환할 수 있도록 구축된 환경이다. 참여자 간에 상호작용이 일고, 서로에게 새로운 가치와 혜택을 제공하는 상생의 생태계를 말한다. 플랫폼 환경을 구성하는 조직은 전문화된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서 참여자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참여자들은 고도의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비용과 시간을 투입할 필요가 없으며, 별도 조직을 유지할 필요도 없다. 한편 플랫폼 조직은 참여자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 제공 대가에서 얻는 수익으로 더욱 전문화되고, 고급 서비스를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는 선순환 단계에 도달하게 된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개인이든 기업이든 모두가 일종의 플랫폼이 돼야 한다. 효율성이나 전문성에서 압도하는 비교 우위의 플랫폼만이 변화를 주도하고,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다. 플랫폼에는 소재나 반도체를 제조하는 제조공정 플랫폼이 있는가 하면 iOS, 안드로이드계 운용체계(OS) 등 프로그램이나 여러 기능을 탑재할 수 있는 스마트폰과 같은 기기 수준의 플랫폼이 있어서 사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플랫폼을 사용자와 연결해 주는 것이 플랫폼 비즈니스이며, 페이스북·구글·애플·알리바바·에어비앤비·우버 등의 기업들이 취하고 있는 사업 모델이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자원을 공유함으로써 투자비용을 줄이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유 경제의 기반이 된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이 다양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나 기업들이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 같은 맥락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요구되는 다양성, 지속성, 속도를 추구하다 보면 효율성이 낮아지거나 비용이 많이 드는 난관에 부닥칠 수 있다. 이를 해결하는 방안의 하나가 전문 플랫폼이다.

플랫폼 기술을 많이 보유한 기업이 지속 성장을 할 수 있으며, 플랫폼 기업을 많이 보유한 국가가 강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이에 따라 개인, 기업, 국가는 전문화된 플랫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국가는 자체 환경에 맞는 다양한 플랫폼을 체계화해서 구축해야 한다.

다음 주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효율성을 결정하는 인프라에 대해 알아본다.

박종구 나노융합2020사업단장, '4차 산업혁명 보고서' 저자

jkpark@nanotech2020.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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