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현 교수의 글로벌 미디어 이해하기]〈1〉OTT 광풍과 M&A 열풍, 유료방송은? :쿼바디스 유료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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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인해 글로벌 방송통신 시장이 격동기를 맞고 있다. 방송통신 융합을 넘어 콘텐츠 기업 등과의 수직 계열화가 잇따르고 있다. 2020년 글로벌 방송통신 시장 변화를 탐구하고 국내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조망하고자 한다.

글로벌 방송통신 시장에서 OTT 열풍이 뜨겁다. 국내는 '웨이브' 출범에 이어 '티빙' 중심 통합 OTT 출범이 예고돼 있으며, 방송법의 OTT 규제 포섭 여부를 둘러싸고 글로벌 OTT 공정경쟁 문제가 제기된다.

글로벌에선 '넷플릭스' 선전과 더불어 OTT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애플TV+'와 '디즈니+'에 이어 올해 'HBO 맥스'와 컴캐스트 '픽콕' 등이 출시된다.

특히 디즈니+는 지난해 11월 서비스 출시 이후 하루 만에 1000만 가입자, 11월 말에는 2400만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경쟁 본격화를 예고했다.

기존 유료방송 사업자는 생존을 위한 고민이 깊어졌다. OTT가 유료방송을 잠식할 수 있다는 두려움, 통신사 주도의 케이블TV 인수합병(M&A) 시작으로 사업 불확실성 등이 팽배하다.

글로벌 사례를 국내에 그대로 적용할 순 없지만 미국 케이블TV사업자인 차터커뮤니케이션의 토머스 러트리지 최고경영자(CEO) 이야기에서 인사이트를 찾아봤다.

차터는 파산까지 내몰린 기업이었다. 그러나 경영을 정상화한 뒤 증시에 상장하고 타임워너케이블(TWC)까지 인수, '4위에서 2위 사업자'로 도약한 미국 케이블TV 사업자다. 러트리지는 TWC, 케이블비전(현 알티스) CEO를 거쳐 2012년 차터 CEO로 취임, OTT 등장 등 어려운 시장 상황에도 케이블TV 가치를 높여 왔다.

러트리지 CEO는 케이블TV로 기업이 성장했지만 케이블TV가 메인 사업은 아니라고 말한다. 케이블TV가 시청자에게 연결성을 제공하는 수단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케이블TV를 한낱 방송으로 보지 않고 시청자 삶을 연결하는 중심 매개로 봤다. 사업자는 시청자를 효율 높게 방송 서비스와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청자가 방송서비스를 원했을 때 찾게 되는 사업자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또 OTT로 인해 가입자가 감소하지만 이 같은 추세는 둔화될 것이며, OTT에 대한 소비자 기대도 수그러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러트리지 CEO 관점에서 OTT 사업자는 경쟁자이면서 동업자다. OTT 사업자를 경계하면서도 OTT를 편하고 쉽게 사용하게 할지를 고민하는 게 사업자 역할이다.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을 개발해 개인화나 추천시스템을 비롯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유다.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는 OTT 광풍과 M&A 열풍 속에서 러트리지 CEO의 말을 다시 곱씹어 봐야 한다. 방송을 한낱 통신의 끼워 팔기 상품으로만 간주한 이동통신 3사는 5세대(5G) 이통 초연결사회에서 방송의 역할과 위치를 고민해야 한다.

khsung2002@gmail.com

〈필자소개〉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는 유료방송 전문가다. KT와 현대전자를 거쳐 씨앤앰(현 딜라이브) 전략기획실장, CJ케이블넷(현 LG헬로비전) 기술전략실장 및 서부사업부장, 케이블TV방송협회 사무총장, 티브로드 전무, 쇼핑앤티·한국케이블텔레콤(KCT)대표, 케이블TV방송협회 부회장 및 SO협의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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