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신경세포와 파킨슨병의 상관관계를 새롭게 밝힌 연구성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노도영)은 이창준 인지 및 사회성연구단장이 이끄는 연구팀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서울아산병원과 함께 별세포가 도파민 신경세포를 잠들게 할 때 파킨슨병이 유발된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파킨슨병은 주로 노년층에서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그동안은 도파민을 생성하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사멸하면 파킨슨병에 걸린다고 생각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반응성 별세포에서 분비된 과도한 '가바(GABA)'가 도파민 신경세포를 잠들게 해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것을 밝혀냈다.
별세포는 뇌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별 모양 비신경세포다. 수와 크기가 증가해 주변 신경세포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반응성 별세포'라고 하는데, 이것이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가바를 과도하게 분비해 도파민 신경세포를 억제한다.
연구팀은 마오비(MAO-B) 억제제를 이용해 반응성 별세포의 과도한 가바 분비를 막은 결과, 도파민 생성이 원활해지고 파킨슨 병의 운동기능 이상 증세도 완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도파민 신경세포가 잠들었을 뿐 아직 사멸하지 않은 파킨슨병 초기에 가바를 조절하면 파킨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창준 단장은 “별세포 연구로 기존 파킨슨병 이론을 뒤집어, 파킨슨병 치료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며 “향후 파킨슨병의 근본적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 연구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10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온라인 게재됐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