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의 증권업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토스은행에 이어 스타트업 기반의 국내 최초 증권사 탄생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8일 새해 첫 번째로 열리는 증권선물위원회에서 토스증권 예비 인가 관련 안건을 논의한다. 이날 심의 결과에 따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핀테크 기업 최초로 인터넷전문은행과 증권사 라이선스를 모두 보유한 금융지주사로 거듭나게 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5월 30일 증권사 설립을 위한 예비 인가를 금융위에 제출했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신청한 라이선스의 경우 주식, 채권, 펀드 등을 중개하는 '투자중개업' 라이선스다.
금융위 관계자는 “증선위에서 토스증권 인가와 관련한 안건을 다룰지 확인해 주기 어렵다”면서도 “금융 당국이 지적한 자본건전성 문제를 해결한 만큼 금융위에서도 설립 인가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증권사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에 금융투자업 인허가를 신청한 후 금융감독원 자본시장감독국 심사를 거쳐 증선위와 금융위 의결을 통과해야 한다. 자본건전성 문제를 해결하고 증권업보다 까다로운 은행업 라이선스를 획득한 만큼 증선위를 통과하면 사실상 증권업을 획득했다고 업계는 판단한다.
비바리퍼블리카는 그동안 당국과 시장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해 왔다.
지난해 1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기존에 발행된 상환전환우선주(RCPS) 전량을 전환우선주(CPS)로 바꿨다. RCPS는 투자자가 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이다. 투자자가 언제든 자금을 회수해 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국제회계기준(IFRS) 상 자본이 아닌 부채로 분류된다. 토스는 모든 주주의 동의를 얻어 상환전환우선주에서 '상환권'에 해당하는 'R'의 권리를 완전히 삭제하고 CPS로 변경, 금융 당국에서 제기한 자본안정성 우려를 불식시켰다.
토스는 CPS 전환을 통해 금융 당국 및 증권업과 관련해 긍정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스 관계자는 “금융투자사 파트너십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해 오고 있다”면서 “그러나 한계도 있고, 향후 더 좋은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증권업에 직접 진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최근 예비 인가를 받은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는 2021년 출범을 목표로 올해 초 준비법인을 설립한다. 이를 위한 인력 및 설비 확충에 본격 나선 상황이다.
토스는 이와 함께 간편결제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달 LG유플러스 전자결제대행(PG) 사업부문을 인수하기로 했다. 올 상반기 LG유플러스가 분할하는 PG사업부문 인수를 마무리하고 하반기부터 본격 영업에 나선다. PG사업자는 주로 온라인(모바일 포함) 쇼핑몰 등 가맹점과 카드사, 은행 등 금융권 사이에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각에선 토스의 증권업 진출에 대해 우려 시선도 있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위험성을 키운다는 것이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증권업에 뛰어든다고 해도 당장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경쟁력은 크지 않다”면서 “은행, 결제사업 등에 엄청난 자금을 투입한 상황에서 사업 차별화를 어떻게 가져갈지가 증권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