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앤뷰티(H&B) 스토어를 기반으로 급성장하는 중소 화장품 브랜드가 늘고 있다. 대기업에 비해 판로는 부족하지만 화장품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H&B스토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실적도 고공행진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클리오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43억5200만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3분기 클리오 누적 영업적자는 17억원에 달했다. 턴어라운드뿐 아니라 올해 전망치인 120억원도 이미 넘어섰다. 매출액도 1808억원으로 30.9% 늘었다.
클리오는 색조 전문 브랜드 '클리오'와 '페리페라', 스킨케어 브랜드 '구달' 등을 보유한 중소 화장품 업체다. 올해 H&B스토어에서 '청귤 비타C라인'과 '프로아이팔레트' 등 히트상품이 자리 잡으면서 성장세가 가파르다.
클리오 전체 매출 중 H&B가 차지하는 비중은 27.6%로 온라인·면세점보다 높다. 지난해 H&B스토어 400여개 점포에 입점했던 구달의 청귤비타C세럼은 올해 상반기 1250개점으로 판로를 3배 가량 넓히면서 실적이 급상승했다.
올리브영은 화장품 매대 한 면을 '클리오'로 배치했다. 단일 브랜드로 최대 공간이다. 클리오는 올 한해 올리브영에서만 7개의 킬러 제품을 배출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랄라블라'에서도 클리오 프로아이팔레트 심플리핑크가 팔레트 부문 매출 1위를 거두고 있다.
화장품 중소기업 투쿨포스쿨 역시 H&B스토어 효과를 톡톡히 봤다. 특히 2017년 12월 올리브영에 입점하면서 실적이 급상승했다. 투쿨포스쿨의 지난해 매출 678억원, 영업이익 46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8.0%, 51.0%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8.3%로 올리브영 입점 전보다 1.3%포인트 뛰었다.
투쿨포스쿨의 바이로댕 쉐이딩 제품은 올리브영 컬러 메이크업 부문 중 판매 1위를 달성하며 대표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1000개가 넘는 올리브영 매장에서 투쿨포스쿨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이처럼 중소 화장품 브랜드의 비약적 성장 이면에는 H&B스토어가 있다. 자체 유통망 부족에도 불구하고 H&B스토어에서 입소문을 통해 자리 잡으면서 대기업과 대등한 경쟁이 가능해졌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5조6000억원 규모인 국내 화장품 소매시장에서 올리브영·랄라블라·롭스 등 H&B스토어 판매량만 43.6%(2조4464억원)에 달한다. 클리오는 내년 H&B 채널에서만 67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취급 브랜드 중에 중소기업 화장품 브랜드가 80%를 차지한다”면서 “트렌드 변화에 발 빠른 중소 화장품 브랜드가 맹활약하면서 내년에도 이들을 주축으로 K뷰티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