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가 중국 저작권 침해와 관련해 적극 대응 모드로 선회했다. 캐릭터 모방은 물론 복제게임 출시 등 중국의 저작권 침해 수위가 도를 넘었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사의 피해액은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집계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넥슨은 최근 중국게임사 'S코리아'에 저작권 침해 중단 공문을 발송했다. 구글플레이 매출 5위를 기록하고 있는 S코리아의 '기적의 검' 유튜브 광고에 넥슨 '다크어벤저3' 대장간 캐릭터 이미지가 등장한다는 게 요지다. 하얀 꽁지머리와 수염, 이마에 올린 고글, 가죽 질감의 팔 보호구와 조끼 및 우완상박쪽 가죽끈이 유사하다. 게임 내 대장간 캐릭터 이미지를 고려해도 너무 똑같다는 게 넥슨 측 주장이다. 중국 S코리아는 표절 여부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넥슨이 서비스하는 '던전앤파이터' '삼국지조조전 온라인' '천애명월도' '트리 오브 세이비어' 이미지와 영상도 무단으로 도용됐다. 이 역시 광고에 도용한 업체에 정식 공문을 발송하고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에 신고 조치를 취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는 캐릭터 일러스트, 배경 등 국산 게임 이미지와 영상을 도용한 광고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광고뿐만이 아니다. 중국 게임사는 아예 게임 자체를 복제한 후 서비스한다. 중국 이용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 게임을 그대로 모사해서 출시할 경우 흥행에 대한 리스크가 적다. 개발 단계에서 자원 투입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위메이드 '미르의전설', 넥슨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2',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등 유명 게임을 도용한 게임이 중국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위메이드 역시 중국 모바일게임 7000개를 대상으로 미르의전설 지식재산권(IP) 침해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위메이드는 IP 침해로 인한 누적 손실액을 4조~5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피해액은 하루 평균 1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산업 특성상 IP는 시장에서 게임 흥행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그동안 게임사는 IP 침해 발생 시 플랫폼에 신고하면서 개별 대응해 왔다. 이러다 보니 시정 조치 이후에도 또 다른 '짝퉁' 게임이 등장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실정이다. 넥슨, 위메이드 등 국내 게임사는 단순한 항의와 경고를 넘어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IP 보호에 힘써야 한다”면서 “소송 방법과 침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국가 자산을 보호할 수 있는 근본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