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24일 오후(현지시간)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청와대가 20일 공식 발표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 같은 정상회담 일정을 밝히며 “이번 한일정상회담은 15개월 만에 개최되는 양자회담”이라며 “그간 양국 관계의 어려움에 비춰 개최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지난달 4일 태국에서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계기 양국 정상간 환담에 이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고 한일관계 개선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일정상회담은 작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계기에 이어 15개월 만이다. 이번에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졌다.
회담에서는 일본의 대한 수출규제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등 현안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수출규제 문제에 대해 “정상끼리 만나면 항상 진전이 있기 마련”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수출규제 문제에 관한 실무자 회의에서도 조금씩 진전이 있는 것 같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진전되는 범위가 더 넓었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서는 “예단할 수 없지만, 상대방(일본)이 이를 물어볼 수 있으니 우리가 준비해서 가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회담 직전인 24일 오전 9시 대한상공회의소·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일본경제단체연합회 등 한중일 경제인이 주최하는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 3국 경제인 간 교류를 격려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아베 총리와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도 참석한다.
같은날 오전에는 제8차 한중일 정상회의가 △3국 협력 현황 평가 및 발전 방향 △지역 및 국제 정세 등 두 세션으로 나눠 진행된다. 올해가 1999년 한중일 협력 체제 출범 20주년인 만큼 1세션에서는 지난 20년 동안 3국간 협력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2세션에서 3국 정상은 최근 한반도 정세를 포함해 동북아와 글로벌 차원의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3국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 차장은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 노력을 설명하고 중일 양국의 건설적인 기여도 당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중일 공동언론발표, 한중일 정상 환영오찬 및 한중일 20주년 기념행사 등이 이어진다. 김 차장은 “이번 정상회의는 2년반 만에 도쿄에서 열린 작년 제7차 회의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개최되는 만큼 3국 정상회의의 정례화·제도화를 위한 기반을 강화하고, 3국 국민이 체감하는 실질 협력을 적극 추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앞선 23일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방중길에 오른다. 베이징에 우선 들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뒤 오찬을 한다.
김 차장은 “문 대통령은 한중관계의 지속적인 발전 필요성에 대해 정상 차원의 공감대를 재확인하고, 양국 간 교류·협력을 더욱 활성화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한반도 정세에 관해 의견 교환 및 한중간 소통·협력 증진 방안도 논의한다.
문 대통령은 시 주석과 회담 직후 청두로 이동, 이날 저녁 리커창 총리와도 양자회담을 가진 뒤 만찬을 한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과 리 총리는 양국 간 경제·통상·환경·문화 등 실질 분야에서의 협력을 제고해 나가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