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기는 '월성 원전 맥스터 추가건설'… 원안위, 현장 가 보고 결정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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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성원자력본부에 구축된 맥스터 전경.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경북 경주시 월성원자력본부 고준위방사성폐기물(사용후핵연료) 2단계 조밀건식저장시설(맥스터) 예정 부지를 방문·점검한 후 맥스터 7기 추가 건설 여부를 심의·의결하기로 했다. 지난달 22일 위원회에서 맥스터 7기 추가건설 운영변경 허가(안) 심결을 보류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현장에서 '안전성'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겠다는 의도다.

원안위 고위 관계자는 19일 “맥스터 7기 추가건설 허가 여부를 더욱 면밀히 검토하기 위해 비상임위원들이 20일 경주시 월성원자력본부 내 신규 건설 예정 부지와 기존 맥스터 부지를 차례로 방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장에는 이경우(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응용공학과 교수) 원안위 비상임위원 등 4명이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원안위는 '맥스터 7기 건설을 위한 운영변경 허가(안)' 안건을 24일 열리는 제112회 위원회에 상정하지 않고 해를 넘기기로 확정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16년 4월 26일 월성 원전 사용후핵연료 2단계 맥스터 7기 건설을 위한 운영변경 허가(안)을 원안위에 제출, 원안위가 지난달 22일 안건을 심의했지만 최종 결론을 내지 못하고 보류했다. 맥스터 7기 추가 건설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과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 허가 및 심사 기준을 충족시켰다는 결과를 공개하는 수준에서 그쳤다.

한수원 측은 “(원안위 승인 이후에도) 건축법상 지방자치단체 공작물축조신고 수리 절차가 남아 있다”면서 “현재 사용후핵연료 재검토위원회 월성 지역실행기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역공론화와 연계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맥스터 7기 공사에 최소 1년 7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내년 4월에는 착공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면서 “최대한 조기에 착공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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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원전 중수로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조감도.

올해 3분기 기준 월성 원전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캐니스터·맥스터) 포화율은 약 97%다. 연료봉 전체 저장 용량 33만 다발 가운데 31만8480다발이 채워졌다. 포화 예상 시기는 2021년 11월이다. 월성 2~4호기는 지난해 총 136억㎾h 전력을 생산, 대구·경북 전력소비량의 22.1%를 책임졌다. 월성 원전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이 모두 포화될 때까지 맥스터 7기가 새로 건설되지 못할 경우 월성 2~4호는 가동 중단이 불가피하다. 원안위 의결이 새해 1분기 이후까지 지연될 경우 '국가 에너지 안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반면에 원안위는 '국민안전'과 '환경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독립규제기관이라는 기본 원칙에 따라 포화 시기 등에 얽매이지 않고 맥스터 7기 추가 건설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비상임위원들이 심의 및 의결을 앞두고 현장 방문을 결정한 배경에는 4년여에 걸친 안전성 검증이 '탁상행정'으로 비쳐지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원안위 고위 관계자는 “안전성이 완벽하게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월성 원전 가동 중단으로 인한)경제 논리에 이끌려 결정을 내릴 순 없다”면서 “이번 비상임위원 현장 방문 이후에도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면 시간을 충분히 두고 맥스터 7기 추가 건설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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