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핀테크 '장벽' 허물고…서비스 혁신 '주춧돌' 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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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와 금융결제원은 1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오픈뱅킹 서비스 출범식을 열었다. 왼쪽부터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 김영기 금융보안원장,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은성수 금융위원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김학수 금융결제원장, 권인원 금융감독원 부원장.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반세기 동안 이어져 온 금융 사업자 간 '장벽'이 마침내 허물어졌다.

오픈뱅킹이라는 종합 금융플랫폼 등장으로 한국 금융 산업이 급속히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양한 핀테크 기반의 혁신 금융서비스 출현도 가시화되고, 이용자도 이제 어렵고 복잡한 금융 창구에 가지 않아도 수백가지 금융 서비스를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하는 시대가 열렸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결제원은 18일 국내 핀테크 기업이 모두 참여하는 오픈뱅킹 본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핀테크 기업도 은행이 보유한 오픈뱅킹 플랫폼을 아무 제약없이 활용할 수 있게 됐다. 16개 은행과 31개 핀테크사 등 47개 기관이 참여한다.

지난달 30일부터 NH농협, 신한, 우리, KEB하나, IBK기업, KB국민, BNK부산, 제주, 전북, BNK경남 등 10개 은행만 참여한 가운데 오픈뱅킹 시범 서비스를 통해 본서비스 시행에 대한 사전 점검도 마쳤다.

오픈뱅킹 서비스 출범식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오픈뱅킹을 통해 은행과 은행, 은행과 핀테크 기업 간 벽을 허물고 경쟁적 협력을 유도할 것”이라면서 “더 나아가 금융업 분화와 재결합이 촉발되고 역동성 있는 시장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천명했다.

오픈뱅킹 전면 도입은 한국 지급결제망을 송두리째 바꾸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별 은행과의 제휴 없이도 오픈뱅킹 시스템만 접속하면 은행의 모든 플랫폼을 스타트업이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마이데이터 활용과 자산관리 서비스 등 금융상품 전 영역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핀테크 기업이 오픈뱅킹을 이용하면 기존 펌뱅킹 수수료를 10분의 1로 낮출 수 있다. 고객수가 많은 대형 핀테크사는 막대한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된다. 그 비용을 소비자 혜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핀크,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 등이 오픈뱅킹 기반 혁신 서비스와 수수료 인하를 중장기로 도모할 예정이다.

은행 계좌 서비스를 연동하지 못한 자산관리 스타트업 등도 비제휴은행 계좌를 보유한 소비자 대상으로 사업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월급일 한 번의 이체만으로 여러 은행의 통장으로 나누어 송금할 수 있다. 1개 계좌에서만 결제되던 체크카드를 전 은행 계좌에 연결해서 쓸 수도 있다. 모임계좌와 같은 핀테크 특화 선불전자 상품과 핀테크 플랫폼 하나로 모든 은행 계좌를 조회할 수 있다.

출금·이체가 불가능하던 핀테크 애플리케이션(앱)은 별도의 송금액 접속 없이 하나의 앱에서 자금집금 후 원스톱으로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다.

은행과 핀테크사업자 간 혁신 서비스 경쟁을 예고했다.

정부는 오픈뱅킹 전면 실시와 맞물려 전자금융거래법·신용정보법 개정으로 마이데이터 산업과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결제자금을 보유하지 않고 정보만으로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지급지시전달업과 사용자에게 통합조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내년에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뱅킹 전면 실시는 국내 금융산업 체계 전반을 바꾸는 이음새가 될 가능성이 짙다.

단순 결제망 개방을 넘어 종합 금융플랫폼으로의 고도화를 꾀하고 중장기로는 금융 시장 구조를 재편하는 촉매로 작용한다.

핀테크 기업의 진입장벽이 대폭 낮아져 이제 은행에 의존하지 않고도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소비자도 그동안 만날 수 없었던 혁신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결제와 송금을 넘어 대출, 지출분석, 상품 비교 구매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통합해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오픈뱅킹을 통한 손쉬운 상품 비교가 가능해져 간편한 자산관리를 통해 자산 형성 기회도 증대된다.

금융 당국은 내년 상반기 중에 오픈뱅킹 고도화를 추진키로 했다. '오픈 파이낸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상호금융, 저축은행, 우체국 등 제2 금융권의 참여를 유도하기로 했다. 또 조회와 이체에 한정된 API 기능을 다양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모바일과 인터넷 외에 ATM기기, 오프라인 점포 등에서도 오픈뱅킹을 허용하는 계획을 확정했다.


[표]핀테크 기업의 오픈뱅킹 활용 서비스 예상(자료-금융위원회)

금융-핀테크 '장벽' 허물고…서비스 혁신 '주춧돌' 놓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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