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풍력발전 유지보수, '비용' 아닌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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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진 케이윈드 대표

우리나라 백두대간이나 제주도 해안가를 가 보면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눈에 띈다. 바람에너지의 40~45%를 전기로 변환해 주는 발전기다. 커다란 3개의 날개가 쉼없이 돌아가고 있다.

풍력발전기 날개(블레이드)의 끝단 속도는 평균 시속 300㎞ 이상이다. 빠른 속도로 회전하기 때문에 빗물, 모래, 우박, 날벌레 등 수많은 공기 속 이물질과의 충격으로 블레이드가 손상을 많이 본다. 해상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블레이드는 낙뢰와 소금 결정이 손상의 주원인이다. 블레이드는 풍력발전시스템 구성 요소 가운데 고장률이 가장 높다. 손상된 상태로 지속해서 운용할 경우 발전효율이 연간 최대 20% 떨어진다고 한다.

국내 육·해상 풍력발전 설비 용량은 육상풍력이 약 1299㎿, 해상풍력이 약 72㎿ 수준이다. 해외 재생에너지 선진국에 비해 설비 용량이나 공급 속도 측면에서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육·해상풍력 발전단지가 벌써 100여개에 이르는 만큼 국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해진 실정이다.

풍력발전시스템은 통상 설계수명을 20~25년으로 본다. 그러나 설치 환경과 유지보수 능력에 따라 실제 유의미한 가동 수명은 천차만별이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10년 동안 유럽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를 분석한 결과 풍력발전기 가동률이 적게는 70%에서 많게는 60% 수준까지 감소했다. 가동률 하락은 사업자의 실제 수익과 직결되는 문제다. 주기 검사와 유지보수가 필요하다.

특히 최신 유지보수 서비스는 풍력발전시스템의 핵심 부품 고장을 예견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달돼 있다. 교체·수리 등을 위한 예비 부품이나 크레인 등 주요 장비를 미리 준비해 놓을 수 있기 때문에 고장으로 인한 사고 위험 및 가동 정지 시간을 줄이는 게 가능하다.

최근에는 육안검사 시 드론 및 로프기술 등을 활용한 최신 기법이 도입됐다. 과거 크레인을 동원해 검사 인력을 부양하는 방식보다 비용이나 가동 정지 시간 측면에서 더 나은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최근 정보기술(IT)이나 사물인터넷(IoT) 등 최첨단 기술과 결합해 비용 및 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발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풍력발전 유지보수 전문 서비스를 단순히 '비용'으로 여기는 사업자가 많다. 무엇보다 전문 업체가 검사 및 유지보수를 맡아야 한다는 인식 자체가 부족하다. 대다수의 단지 운영 업체는 각기 현장에서 유지보수 계획을 세우고, 풍력발전기 공급 업체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방식을 활용한다. 각 시스템사마다 독자 점검 방식이 있다지만 통일된 검사·유지보수 기준이 없어 객관 평가가 어렵다. 무엇보다 다수 단지를 점검하는 전문 기업과 비교할 때 경험과 노하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넓은 시야에서 보면 풍력발전 연계 사업이 다양한 각도로 뿌리내릴 수 있는 기회 자체를 발생시키기 어려운 구조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16년 백두대간 내에 위치한 풍력발전단지에서 풍력발전타워가 파손된 사고는 이미 단지 운영업체와 공급업체가 자신들의 매뉴얼대로 육안검사를 시행한 후 '양호'하다는 판정을 내린 후 발생했다. 그러나 사고 발생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유지보수를 전문 업체가 맡아야 할 근본 이유는 고장이나 결함 등을 사전에 정확히 진단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는 데 있다. 경험과 노하우가 다양한 전문 업체를 적극 활용하면 오히려 사고를 방지하고 대외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특히 국내 풍력발전시스템과 서비스를 세계 시장에 공급하려면 내수 시장부터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우리 풍력발전시스템과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전문 기업과 협력해 품질 리스크와 단지 운영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통일된 유지보수 및 관리 기준 입하는 게 우선이다. 제품 품질과 단지 리스크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공인된 전문기관을 통해 주기 검사와 유지보수를 받도록 해서 국내 풍력발전 시장 전체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다면 자연히 국내 풍력발전 산업 경쟁력도 향상될 것이다.

장영진 케이윈드 대표 jyj7011@k-win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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