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망, 논의 17년 만에, 내년 1월 중부권 경찰부터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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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이 내년 1월 가동에 들어간다.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를 계기로 도입이 논의된 지 17년 만이다.

300여 재난 관련 기관 가운데 가장 먼저 재난망을 도입하는 곳은 경찰이다. 재난망 구축 1단계 지역인 강원, 대전, 세종, 충남, 충북 등 중부권 5개 지역 경찰은 기존 테트라와 초단파(VHF) 통신망을 재난망(PS-LTE)으로 순차 전환한다.

세종은 1월부터 재난망으로 주 통신망을 전환한다. 강원 지역은 1월까지 기존 VHF 망과 병행 사용한 후 2월부터 주 통신망을 전환할 예정이다. 충남은 1~2월 난청 지역에 재난망을 우선 적용한 후 3월부터 주 통신망을 전환한다. 충북 또한 3월부터 전환 예정이다. 대전은 아직 전환 시기가 정해지지 않아 기존 TRS 망을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은 재난망 전환을 위해 지난달부터 각 지역 경찰청에 테스트 단말기 10여대를 배치, 재난망과 단말기 시험 사용을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도서 산간지역과 지하실 등 기존에 난청이 있던 곳을 위주로 사용했다”면서 “산간 등지에서 원활하게 음성 통화가 된다는 것과 영상 통화를 통해 현장 상황을 점검할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테스트 기간 발생한 일부 단말기와 영상통화에 대한 현장 개선 사항을 KT와 단말기 제조사에 전달했다. 오는 20일을 전후로 우선 전환 지역 경찰서에 재난망 단말기를 배포한다.

주파수공용통신(TRS)의 하나인 테트라와 VHF를 혼용하던 경찰이 전국 단위의 단일 통신 체계를 갖추기는 18년 만이다. 경찰은 주 통신망 전환을 위해 올해 7월 타 기관보다 한발 앞서 단말기 및 시스템 입찰을 진행했다. 1차 사업 규모만 약 227억원, 1만5000대 수준이다. 입찰에서는 KT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삼성전자와 에이엠텔레콤이 단말기 제조를 담당했다.

경찰은 전체 재난망 단말기 공급 예정인 약 24만대 가운데 63%인 15만대를 사용할 예정이다. 단말 구매 예산 또한 66%를 차지, 타 부처 대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경찰은 내년 상반기에 재난망 2단계 지역인 부산, 대구, 광주, 울산,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제주 남부권에 대한 단말 및 시스템 입찰도 진행한다. 사업 예산은 약 1371억원이다.

경찰 관계자는 “새해 1월부터 실제 사용을 통해 현장 애로 사항, 개선점 등을 점차 개선하면서 재난망 효용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을 시작으로 소방, 군,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재난망 단말기가 보급되면 재난 관련 기관을 아우르는 일사불란한 지휘 체계 구축은 물론 기존 도서·산간 지역에서도 상황 공유가 용이해진다.

재난망은 2003년 논의 이후 외산독점, 혈세낭비 등 논란으로 표류를 거듭하다가 15년이 지난 지난해 본사업에 착수, 3단계 가운데 1단계 사업을 올해 9월 완료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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